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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쿠데타 바람…부르키나파소 18개월새 세번째 국가
전문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환멸 강해…투표해도 치안 개선 안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부르키나파소에서 24일(현지시간)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서아프리카가 지난 18개월 사이 쿠데타가 세 번이나 발생한 지역이 됐다.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이날 로슈 카보레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부르키나파소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군사정부가 다스리는 나라에 합류했다. 인접국 말리에서는 아시미 고이타 대령이 2020년 8월 당시 민선 대통령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를 쫓아냈다. 고이타 대령은 그러고 나서 지난해 5월에는 제2차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 행정부마저 물러나게 했다.
기니 군도 2021년 9월 알파 콩데 민선 대통령을 역시 축출했다.
쿠데타가 발생한 이들 세 나라는 말리를 중심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헬 지역 국가다. 사헬지역은 사하라 사막 이남에 접한 띠 모양의 반건조 지대다.
같은 사헬지역 국가인 차드에서도 지난해 4월 군 장성인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이트노가 이끄는 군사정부가 집권했다. 그의 아버지이던 데비 대통령이 전장에서 사망한 뒤였다.
군사 쿠데타 모의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정부의 심화한 기능 장애를 예로 들었다.
기니에선 콩데 대통령이 무리하게 헌법을 고치면서까지 3선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말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대처를 잘못하고 부패가 만연한 점이 거론됐다.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은 2012년 말리에서 처음 소요를 일으켜 인접국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로 퍼졌다.

카보레 대통령은 2015년 선출된 시점부터 이슬람 무장세력의 발호에 시달렸으며 2020년 11월 치안 재건을 공약으로 재선된 이후에도 역시 진전을 보이지 못하다가 결국 쿠데타를 맞았다.
아프리카 안보 분야 네트워크 전문가인 니아갈레 바가요코는 AFP통신에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쿠데타가 유행하는 흐름을 보인 것은 "대중 여론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매우 커진 결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헬지역에서 투표가 안보를 개선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선 군사반란 이후 지지 시위가 벌어졌고 한 참가자는 군이 제대로 통치한다면 누가 다스려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르키나파소에선 23일 군사반란이 발생하기 전 수개월 동안 치안 불안에 대한 불만이 고조돼 몇몇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전직 말리 법무장관인 마마두 코나테는 "민주주의의 실패가 무대에 군인들 다시 등장시키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데타 트렌드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기니와 말리에서 군사 정권이 현재 다스릴 뿐 아니라 모리타니와 기니비사우에도 전직 군인들이 정부를 이끌고 있다.
사헬지역에서 일하는 한 유엔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서아프리카에서 정치 베테랑들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면서도 "군이라고 더 잘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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