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 32곳 건설현장서 일한 中농민공 실종아들 찾기에 中 관심
확진 후 동선 추적 과정서 알려져 화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동선 추적 과정에서 극한의 근무 일정이 공개돼 화제가 된 농민공이 3년 전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고된 노동을 참아온 것으로 알려져 중국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농민공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 18일 동안 32개 건설 현장을 돌며 일했고 이 중 11일을 철야 근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일당은 200위안(약 3만6천원) 남짓이었다.
특히 A씨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베이징 남역에서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가 핵산 검사 양성 반응이 나와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A씨의 사연은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 통신 등에도 보도돼 큰 관심을 끌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차오양구확진자사연'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고, 일부 누리꾼은 A씨의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 운동을 펼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자신을 A씨의 동료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A씨가 고단한 베이징살이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A씨 아들이 2019년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실종됐는데 그가 웨이하이에서 백방으로 아들을 찾았지만, 아무런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아들을 찾는 전단을 들고 톈진(天津)과 허베이(河北) 등을 돌며 농민공 생활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A씨는 아들이 예전에 베이징에서 주방일을 한 사실을 떠올렸고, 지난해 무작정 베이징으로 상경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던 A씨는 공사 현장에서 시멘트와 벽돌 같은 자재를 나르는 일을 하면서 계속해서 아들을 찾았다.
그의 동료는 "A씨는 늘 실종된 아들의 전단을 들고 다녔다"면서 "그가 고단한 일을 하면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을 찾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산둥성 공안당국은 A씨 아들의 실종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공안당국은 또 사건 관할지인 웨이하이 공안국에 특별 지시를 내려 최대한 빨리 실종자 수색에 나서도록 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A씨 아들의 실종 전단을 공유하며 하루빨리 아들이 A씨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사연이 담긴 게시물에 "A씨가 아들을 빨리 찾아서 고단한 외지 생활을 마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들을 찾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전 국민이 나서서 아들을 찾고 있으니 금방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등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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