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2 회담서 일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지지했나
하야시 외무상 "미, 일본 방위력 근본적 강화에 강력 지지 표명"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미일 양국이 이날 오전 화상으로 열린 2+2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일본이 자국 방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결의를 재차 표명했고, 미국은 이를 환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일본은 "안보 전략 재검토 과정을 통해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능력을 포함해 국가 방위에 필요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는 결의를 표명했고, 미일 양국은 이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일 양국 정부는 각각 국가안전보장전략을 비롯해 전략 문서의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으로서도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 등을 통해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고,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지지 표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이른바 '3대 안보 전략 문서'의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전략 문서 개정 검토 과정에서 상대국의 영역에서 일본을 겨냥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하야시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관련 질문에 "공동성명에는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능력'으로 돼 있고, 이는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모든 능력을 포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이른바 적 기지 공격 능력뿐만 아니라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능력도 포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공동성명에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이라는 기술은 없지만, 그것의 상세 조율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답변을 삼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2+2 회담에서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관련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이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염두에 두고 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해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미국 측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했는지 불분명하지만, 일본의 근본적인 방위력 강화를 미국이 강력히 지지했다는 하야시 외무상의 발언에 비춰볼 때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미중 대립의 최전선인 동북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이 안보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지속해서 주문해왔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2020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2차 정권 때부터 육상 배치 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사업이 기술적 문제로 백지화된 것을 계기로 일본 내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아베 전 총리는 퇴임을 닷새 앞둔 재작년 9월 11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미사일 방어 대책을 마련하도록 당부하는 총리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등이 부정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12월 6일 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3대 안보 전략 문서를 1년 이내에 개정하겠다면서 적 기지 공격 능력에 대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원거리 정밀 타격수단 등의 보유를 의미하는데, 이는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헌법 제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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