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범죄는 어떻게 하고…뉴욕 새 검찰수장 "중범죄만 징역구형"
신임 맨해튼 지검장, 살인·성범죄자 등만 징역형 구형 방침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앞으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는 살인이나 성범죄 등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교도소에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이 최근 검사들에게 중범죄자에게만 징역형을 구형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맨해튼에서는 강도나 폭행, 총기 휴대 등의 범죄를 저질러도 징역형이 구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래그 지검장은 중범죄자들에게 징역형을 구형하더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20년 이상의 장기 징역형을 구형하지 말라는 방침도 밝혔다.
흑인 최초의 맨해튼 지검장으로서 지난 1일 취임한 브래그 지검장은 선거 기간 사법체제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정신이상 범죄자는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브래그 지검장의 방침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뉴욕에서 는살인 등 각종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범죄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경찰(NYPD) 소속 형사들 5천여 명이 가입한 권익단체는 성명을 내고 브래그 지검장의 방침이 범죄 예방을 위한 경찰의 노력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맨해튼 검찰이 살인과 성범죄 등에 대해서만 징역형을 구형할 경우 지난해 급증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에 대한 대처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NYPD에 따르면 뉴욕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공격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노숙자들의 소행이 적지 않다.
검찰이 이들을 기소하지 않고 다시 거리로 돌려보낼 경우 비슷한 공격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브래그 지검장은 새로운 구형 지침에 대한 우려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검찰 자원을 중대한 범죄에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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