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 재확산에 미·영 등 8개국발 여객기 운항 금지(종합)
3천여명 탑승 크루즈선 전수검사 위해 조기 귀환 명령…유흥시설 2주간 폐쇄
항공사 직원발 오미크론 변이 지역사회 전파에 비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처하면서 8개국발 여객기의 운항을 중지시키는 등 강도높은 방역조치를 다시 꺼내들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7일부터 미국·영국·캐나다·호주·필리핀·프랑스·파키스탄·인도 등 8개국서 출발하는 여객기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체육관, 술집, 가라오케, 나이트클럽, 오락시설 등을 폐쇄하고, 식당 내 식사는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금지한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스포츠경기 등 대형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크루즈 여행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홍콩은 현재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직전에 있다"며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빨리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감염 상황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며 "그러나 당국은 현재 지역 사회 내 감염 고리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당분간 등교 수업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역 조치는 7일부터 20일까지 우선 2주간 적용된다.
이에 앞서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위해 유람선 '스펙트럼 오브 더 시'에 대해 예정을 앞당겨 이날 오전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공해상에 머물다 돌아오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 크루즈'에 나섰던 이 유람선은 오는 6일 귀환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8시 홍콩 카이탁 크루즈터미널로 돌아왔다.
이 배에는 승객 2천500명과 승무원 1천200명이 탑승해있다.
당국은 승객 중 9명이 지역사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조사돼 이들을 선상에서 격리 조치했으며, 탑승자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달 말일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첫 확인됐다.
미국 비행을 마치고 귀국한 항공기 승무원 1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상태에서 자택 격리 규정을 위반하고 외부 식당에 갔다가 자신의 부친과 다른 테이블의 손님을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된 것은 두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후 지난 2일 미국에서 귀국한 또 다른 항공기 승무원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유람선 '스펙트럼 오브 더 시' 탑승객 중에는 이 승무원에 의해 전염된 이를 포함해 다른 오미크론 변이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홍콩에서는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가 114명 보고됐다.
홍콩에서는 또한 전날 두달여 만에 처음으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 사례도 나왔다.
당국은 전날 밤 주거지 3곳을 봉쇄하고 주민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한편, 홍콩은 다음 달 24일부터 백신 의무화 적용 지역을 공공시설에서 식당과 학교, 도서관, 박물관, 극장 등지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당국이 백신 의무화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이달 중순까지 일부 백신 접종 센터는 예약이 꽉 찼다.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1만5천명이었던 백신 접종자 수가 이달 들어 2만명으로 증가했다.
애초 당국은 이달 말 설 연휴를 앞두고 백신 의무화 적용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요식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달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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