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 뉴델리 주총리 "입원 환자 적다" 민심 수습 나서(종합)
"병상 수도 3만7천개로 충분…환자 상태는 모두 가볍거나 무증상"
뉴델리 신규 확진 지난달 14일 30명서 3천여명으로 불어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갑자기 많이 늘어난 가운데 주총리가 공포에 빠질 상황은 아니라며 민심 수습에 나섰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2일 오후(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델리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었지만 공포스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그는 그러면서 입원율이 낮다는 점을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최근 확산의 주원인으로 여겨지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 환자는 덜 유발한다는 것이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전날 기준으로 246개 (코로나19) 병상만 찬 상황인데 환자의 상태는 모두 가볍거나 무증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소 지원 병상도 82개밖에 차지 않았다며 델리주는 총 3만7천개의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델리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날 오후 기준으로 3천1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4일에는 이 수치가 30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확산세가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뉴델리 당국은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지난달 27일 밤부터 야간(오후 11시∼오전 5시) 통행금지 등 방역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8일에는 코로나19 대응 '황색경보'(1단계)를 내리고 영화관, 체육관 운영 중단 등 여러 방역 조치를 추가로 도입했다.
야간 통금 시간도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로 1시간 더 늘렸다.
연방정부도 지난 1일 각 지방정부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환자용 임시 병동 구축 등 인프라 상황을 점검하라고 요구했다.
백신 접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일부터 인도에서는 15∼18세 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보건의료 종사자를 비롯해 합병증이나 만성 질환을 가진 60대 이상 고령자는 오는 10일부터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인도 정부는 그간 성인에 대한 접종을 완료하는 게 우선이라며 부스터샷 시행을 늦춰왔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처럼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한 방역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날까지 인도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의 수는 약 6억1천만명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44% 수준이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가 넘는 아랍에미리트(UAE), 포르투갈, 싱가포르 등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편이다.
인도는 지난해 5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1만명을 넘어서는 코로나19 대폭증에 시달렸다.
당시 병상과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이나 길에서 죽어가는 환자가 속출했고 화장장이 부족할 정도로 사망자가 쏟아져 나왔다. 신규 사망자 수는 하루 4천명을 웃돌았다.
인도 전체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1일 5천326명까지 줄었다가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3일 3만3천750명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되면서 감염자가 급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도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수는 현재 1천700명으로 파악됐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이뤄지고 있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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