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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회장 새해 전망]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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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회장 새해 전망]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
"기준금리 인상·주택수요 둔화·DSR 강화 영향…증가율 4%대 관리"
"이자유예 재연장 신중해야…한계기업 골라내고 정상기업 선별 지원해야"
"신용평가 개선해 중저신용자 대출 신상품 출시"…"예대마진 적정수준 노력"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오주현 기자 =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기준금리 상승,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집값 상승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4%대로 제시했고, 농협금융그룹은 4% 수준에서 가계대출을 억제할 방침이다.
올해 3월 말 이후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만기·이자 유예 재연장에 대해서는 금융지주 회장 상당수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계기업 등을 골라내는 선별적 지원 등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 "작년 집값 상승에 실수요 대출 급증…올해 다소 진정 예상"
연합뉴스가 2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신년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공통으로 지난해 가계대출 급증의 가장 큰 요인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꼽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주택은 매우 값비싼 자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구매자가 금융권 대출을 이용한다"며 "최근 몇 년 새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량 증가로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가계대출 급증은 주택 매매가격 상승과 저금리에 따른 자산투자 등의 영향"이라고 진단했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난해 가계대출은 주택 매매가격, 전셋값의 지속적 상승 속에 주택 관련 실수요 대출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금리와 부동산 시장 동향,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할 때 이런 가계대출 급증세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장들의 전망이다.
윤종규 회장은 "기준금리 인상, 세금 부담 등으로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서울의 경우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18배(2021년 9월 기준)에 이르러 주택 수요 증가가 상당히 제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부동산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 등 대선 이슈에 따라 변화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주택 대출이 다소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더구나 이달부터 차주별 DSR 제도도 강화되는 만큼 가계대출의 안정적 외형 관리 기조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올해 청약 당첨자들의 중도금·잔금 대출 수요, 전세대출 수요와 함께 금리 인상, 금융당국 관리 강화 등의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며 "올해 가계대출 증가 추세는 유지되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KB와 신한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4∼5% 수준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하나와 우리도 '4%대', 농협은 '4%'를 증가율 관리 목표로 내놨다.

◇ "올해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 신상품 내놓을 것"
이처럼 작년보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현저하게 낮아지면, 각 금융그룹은 새로운 대출 성장 기회를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에서 찾을 계획이다.
윤종규 회장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중·저신용자 고객이 우대받을 수 있도록 '대안 신용평가' 요소를 중금리 산출 모형에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저신용자 관련 전용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서민금융대출 디지털화도 서둘러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면 서민 대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병 회장도 "지난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중심으로 강조된 중·저신용자 대출이 올해 모든 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작년 이미 새희망·사잇돌 대출 등 서민금융대출 상품을 다른 은행보다 3천억∼4천억원 이상 많이 취급했는데, 올해에도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포용적 금융'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 소액결제, 입출금 계좌 이용 등 '생활밀착형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반의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했다.
손태승 회장 역시 "금융거래 정보 외 통신정보 등 대안 정보를 반영한 비대면 중금리 모형을 지난해 7월 개선했고, 올해 이를 활용해 비대면 중심으로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정태 회장은 "햇살론 등 서민금융 모바일화를 통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과 판매채널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자유예 재연장, 한계기업 상환 부담 일시 도래 위험도"
금융지주 회장들은 대체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은 계속 필요하지만, 유동성 위기가 일시적 성격인지 구조적 부실인지 살펴보고 상황에 따라 달리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종규 회장은 "대출 만기 연장 조치는 코로나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것이므로, 지원 취지에 따라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만기 재연장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부실 예상 기업을 제외한 정상기업 중심의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자 유예로 한계기업의 상환 부담이 일시에 도래하면 부실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이자납입 유예의 추가 연장보다는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의 전환 등 은행별 자체 연착륙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정상화를 지원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회장도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코로나 장기 확산으로 누적된 부실 위험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예대마진 확대는 대출 증가와 조달 비용 하락 때문…적정 수준 노력할 것"
지난해 하반기 대출금리 급등과 함께 불거진 '은행의 예대금리 격차(마진)가 지나치게 크다'는 비난 여론에 대해 회장들은 금리 결정 구조의 차이 등을 들어 해명했다.
조용병 회장은 "통상적으로 대출 금리의 회전주기는 3개월, 6개월, 1년 등으로 분산됐지만 예금 금리의 경우 1년 만기 예금, 보통예금 등 금리가 고정된 예금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 마진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종규 회장도 "최근 금융사들의 이자 이익 증가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으로 자산이 성장한데다, 시장 유동성 증가에 따라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등 조달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영향도 거론됐다.
손병환 회장은 "작년 10월 말 한은 발표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는 9월보다 0.28%포인트(p) 높아졌는데, 여기에는 시장금리 상승 외 가계대출 총량 관리 준수를 위한 정책 효과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5대 금융지주 회장은 공통으로 올해 기준금리 상승을 곧바로 예금금리에 반영하고, 은행 공동 대출금리 모범기준이나 개별 은행 내부 지침 등을 계속 점검해 적정 수준의 예대금리 마진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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