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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상장하는 LG엔솔, 10조원 실탄 확보…시설투자 경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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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상장하는 LG엔솔, 10조원 실탄 확보…시설투자 경쟁 가속화
3년간 9조원 투자해 생산능력 2배 이상으로…中CATL·SK온, 조 단위 증설
K배터리 3사,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도 선방…올해도 성장세 이어간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3년간 약 9조원을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배터리 생산기지 증설에 투자해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중국 CATL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는데 올해 전기차 대중화 추세와 함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3년간 배터리 생산기지 증설에 9조원 투자…생산능력 2배 이상으로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기업공개 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중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2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60조∼70조원으로, 상장하자마자 코스피 시총 3∼4위 기업에 오르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예정 금액은 최소 10조9천억원에서 최대 12조7천억원이다. 이번 기업공개로 최소 10조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향후 3년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지 증설을 위해 약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그린뉴딜 정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는 북미 지역 투자가 총 5조6천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운영하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배터리 공장과 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 셀즈' 증설 투자, 신규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 총 16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외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과 유럽 신규 거점 확보에 1조4천억원, 중국 난징 공장 증설에 1조2천억원, 국내 생산기지인 오창공장에 6천45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연간 155GWh(기가와트시)로, 회사는 2025년까지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430기가와트시(GWh) 이상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한 이번 공모자금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사용된다. 리튬이온배터리 성능 개선과 리튬황전지,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전지 R&D 비용으로 향후 3년간 6천191억원의 공모자금을 투자하겠다고 LG에너지솔루션은 밝혔다.



◇ 배터리 설비투자 경쟁 치열…CATL 8조원 유상증자, SK온도 '공격적 투자'
최근 배터리 업계에선 급증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설 투자 움직임이 뚜렷하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 업체인 중국 CATL도 지난해 말 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CATL은 유상증자 배경으로 중국 푸젠성과 광둥성, 장쑤성에 있는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계획을 들었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의 배터리 점유율은 CATL이 31.8%로 1위였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5%로 2위다.
CATL을 추격하는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이번 증설 투자 계획은 나날이 치열해지는 점유율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인 셈이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성이 강한 CATL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생산기지를 확대하며 프리미엄 배터리 공급업체로 입지를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후발주자인 SK온도 공격적인 시설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10조2천억원 규모의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를 비롯해 미국 조지아 공장과 중국, 유럽(헝가리) 공장에도 조 단위 증설 투자를 연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투자자금 조달을 더 쉽게 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096770]에서 분사했고,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각각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달리 구체적인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내부 로드맵에 따라 지속해서 시설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4위의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미국 내 연산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확대 전망 속에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시설 투자를 하는 상황"이라며 "증설 이후 조기에 양산을 안정화하고,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 K배터리 3사, 차량용 반도체 사태에도 선방…올해 성장세 이어갈 듯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나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6곳의 전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은 4천149억원으로, 전년 동기(2천462억원)보다 68.5%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투자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주문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중대형 전지 부문 가동률이 하락했으나 연간 전기차 배터리 흑자는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1천690억~3천6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005380] 코나 EV 리콜과 GM 볼트 리콜 사태로 각각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배터리 사업 확장에 따라 매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SK온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100억~7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016360]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등의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2022년 배터리 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업체 중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국내 업체 중심의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등 배터리 생태계 내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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