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경기개선효과 크지않아…방역재강화 영향 주목
'위드 코로나' 작년 11월 소비 1.9% 감소에 취업자 증가 폭 축소
방역 강화·완화에 따른 지표 출렁임, 예전보다 줄어드는 추세
대면서비스업·소상공인 등 피해 계층 어려움은 계속 누적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김다혜 기자 =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주 연장하기로 하면서 새해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역 재강화 조치가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만, 거리두기 강화 또는 완화에 따른 경기 지표의 변동 폭이 예전보다는 줄어드는 추세도 보인다.
지난해 11월 시행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기대했던 만큼 뚜렷한 경기 개선 효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 방역 강화에 따른 지표 악화도 과거 코로나19 때 확산처럼 확연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소비 줄고 숙박음식업 고용 감소
정부는 애초 지난해 11월 시행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방역체계 전환이 대면서비스업을 비롯한 내수 회복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일상 회복 시도는 45일 만에 중단됐고, 방역 조치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영업 제한 등 고강도 거리두기 시절로 다시 돌아갔다.
2일 연합뉴스가 국가통계포털 등을 분석해보니,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됐던 지난해 11월 한 달간 지표 개선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2.0% 증가하긴 했지만 소비는 1.9% 감소해 2020년 7월(-6.1%)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소비가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5만3천명 늘었지만, 증가 폭이 10월(65만2천명)보다 축소됐다.
특히 코로나19의 대표적 피해 업종인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지난해 9월(3만9천명)과 10월(2만2천명)의 증가세에서 11월에는 오히려 8만6천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후 방역 완화 등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음식점과 주점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3.6% 늘었으나 11월 말부터는 소비 관련 속보 지표 증가 추세가 멈췄고 12월 초에는 감소로 돌아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위드 코로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11월에는 소비와 고용이 늘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예상했던 것만큼 지난해 4분기 경기가 좋지는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학습효과'로 방역 관련 경기 영향 축소세
짧게나마 시도했던 단계적 일상 회복이 눈에 띄는 경기 개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다만 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소비와 고용 등이 많이 늘어나지 않았듯이, 방역 재강화에도 지표 타격은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길어지고 방역 강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학습효과'가 생기면서 방역 조치 변경에 따른 개별 경제주체들의 반응도가 예전보다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매판매액 지수의 경우 코로나19가 첫 확산기인 2020년 2월에는 전월보다 6.5% 감소했고 2차 확산기인 7월에도 6.1% 줄었으나 이후에는 감소 폭이 1% 안팎으로 축소됐다.
취업자 수도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월과 비교하면 2020년 3월과 4월에는 각각 67만6천명, 28만1천명이 줄고 그해 9월에도 10만3천명이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부터는 몇 차례 재확산과 방역 강화에도 불구하고 매달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브리핑에서 "1차·2차·3차 확산을 거쳐 네 번째 코로나 확산세가 진행 중인데 1차 확산 이후 뒤로 갈수록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과거 확산기보다는 (영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피해업종·계층은 여전히 어려워…"집중 지원 필요"
경기 지표가 출렁이는 폭이 예전보다는 줄었다고 해도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 업종과 피해 계층이 받는 고통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계절조정 취업자가 2월 이후 10개월 연속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5월(-2만5천명), 7월(-4만1천명), 10월(-5천명), 11월(-5만6천명) 등 고비마다 감소했다.
이번에도 소상공인에겐 '대목'인 연말연시에 방역 조치가 재강화되면서 피해는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 전주 대비 주간 매출은 지난해 12월 둘째 주(-4.7%)와 셋째 주(-4.3%)에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재정 투입 등으로 지표 자체는 나쁘지 않게 관리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고 소상공인 등 피해 계층은 여전히 힘들다"며 "피해 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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