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도 부족한데…민관 합동작전에 한달반 분량 요소 계약 성사
이르면 연내 차량용 요소 1만t 긴급 수입…인니 '뿌뿍'과 계약 체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부가 인도네시아로부터 향후 3년간 월 1만t(톤)의 요소를 공급받는 것과 별개로 이르면 연내에 차량용 요소 1만t을 긴급 도입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민관의 물밑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이날 인도네시아 최대 요소 공기업인 뿌뿍(PTpupuk)사와 차량용 요소 1만t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만t은 국내 모든 차량이 약 45일가량 사용 가능한 물량이어서 국내 요소수 수급난을 더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도입될 물량은 주요 요소 수입기업과 요소수 생산기업, 요소수 수요기업 등 16개 기업의 수요를 합친 '연합 수요'로, 연내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정부와 국내 요소 관련 업체들은 요소 다변화 추진협의체인 '요소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뿌뿍사와 적극적으로 협상해왔는데 참여 기업들이 대규모 연합 수요를 내세워 협상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협상할 때보다 물량이 많아 협상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 각 부처와 상사기업 등의 측면 지원이 협상력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정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산업연구원 등의 요소 국제 동향 정보 등을 토대로 품질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차량 요소의 유력 대체 수입국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선정해 가능성을 타진했다.
국내 기업들이 신속·대량 물량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단일 최대 요소 공기업인 인도네시아 뿌뿍사와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과정에서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는 뿌뿍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인도네시아 공기업부장관을 잇달아 만나 협조를 요청하며 공을 들였다.
이런 전방위 노력 덕분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계절상 자국내 요소 수요가 늘어나며 부족해지는 상황임에도 한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고려해 예외적으로 산업부에서 지정한 기업에 요소 공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롯데정밀화학[004000]이 국내 수입 대표 업체로 지정돼 뿌뿍사와 가격, 물량, 품질 등에 관한 협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업체 대표격으로 협상한 롯데정밀화학은 1t 단위 포장을 기준으로 설계된 국내 차랑용 요소수 생산공정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50㎏ 단위 소포장이어서 문제가 생기자 지게차 지원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생산공정의 1t 단위 변경 협상을 끌어냈다.
또 상사기업인 LX인터내셔널[001120]은 뿌뿍사와 초기 실무협의를 진행하는가 하면 수입·통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산업용 포장재 전문 제조사인 신림산업 베트남지사는 촉박한 일정에도 포장재를 최우선으로 제작해 공급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품질 분석 등 정부 유관기관의 측면 지원도 빠른 계약 성사의 한 배경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인도네시아 공기업부와 향후 3년간 월 1만t 규모의 산업용 요소 물량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해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 직후 제기된 수입선 다변화 전략의 목표를 일부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산업용 요소 수입량이 연간 약 37만t(차량용 요소는 8만t)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물량은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따라서 수입선 다변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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