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뉴욕타임스 보수단체 관련 보도금지…언론계 반발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보수단체와 관련한 기사를 쓰지 못하게 하고 취재도 금지하는 내용의 법원 결정이 나와 현지 언론계가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자사와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고 있는 단체의 변호사가 만든 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는데, 이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 면책특권을 위반한 것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지만 언론계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 웨스트체스터카운티 법원의 찰스 D. 우드 판사는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보수단체인 '프로젝트 베리타스'의 변호사와 관련한 보도를 금지했다.
나아가 법원은 뉴욕타임스가 이 사안과 관련한 내용을 취재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시민언론을 표방하면서 민주당이나 노동단체 등에 대한 공격적인 폭로를 이어가는 보수단체다. 이 단체는 대선 전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딸의 일기를 입수해 보도했다가 입수 경위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 단체가 함정취재 수법을 쓰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단체의 변호사가 만든 메모를 공개했는데, 이 메모에는 변호사가 가짜 신분을 만드는 방법 등 각종 불법취재 기법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 보도에 대해 변호사와 의뢰인 간 면책특권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작년 신문은 지난 대선 당시 미네소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단체의 영상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고 단체는 이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소송이 진행 중인데, 법원은 뉴욕타임스의 메모 보도가 변호사의 면책특권을 침해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보도 금지는 다음주 심리 기일 전까지 유효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즉시 항고할 뜻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보도에서 언급한 변호사의 메모는 본안 소송과 관련된 내용보다 수년 앞선 것으로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딘 바켓 뉴욕타임스 편집장은 성명에서 "법원의 결정은 반헌법적이고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법원이 저널리즘을 침묵시키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르스 브라운 언론자유기자협회 대표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우드 판사가 이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항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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