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산층, 이젠 외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론 안 사요"
알리바바 "한국 기업, 중국 소비자 수요 파악해야 성공"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한국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더욱 세분되어가는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플랫폼인 티몰글로벌에서 아시아 지역 기업 입점 관리를 맡는 자오거(趙戈) 총감은 3일 중국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세분화된 상품을 고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의 제품이 '외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자오 총감은 중국 국내 브랜드의 약진 현상이 한국 등 외국 브랜드의 영업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에 "중국 시장과 함께 중국 소비자들도 동반 성장함에 따라 중국 중산층은 상품을 살 때 원산지나 국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상품 자체의 품질과 기능에 더욱 많은 관심을 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브랜드는 중국 시장을 충분히 잘 알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상품 자체와 디자인과 기능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의 특성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상품 개발을 해 판매한다면 모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 총감은 과거 한국 브랜드가 큰 인기를 누린 화장품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로션, 마스크팩 같은 피부관리 제품군이 전반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연주의 뷰티를 표방하는 특성화된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대표적 한국 브랜드로 라운드랩과 밀크바오밥을 직접 거론했다.
아울러 자오 총감은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춘 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대표 홍삼 브랜드인 정관장의 사례도 제시했다.
그는 "정관장은 한국의 전통 홍삼 브랜드지만 중국에서는 보수적, 노령화 이미지가 강했다"며 "정관장과 함께 데이터를 분석해 중국에서 해외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중 많은 이가 중산층의 젊은 여성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홍삼을 담은 석류 스틱을 출시해 지금은 티몰글로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관장의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알리바바를 비롯해 많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연중 최대 행사인 11·11 쇼핑 축제를 진행 중이다.
알리바바는 11월 1∼3일과 11월 11일 두 시기로 나눠 올해 쇼핑 축제 행사를 진행한다.
작년 11·11 쇼핑 축제 때 알리바바 한 플랫폼에서만 이뤄진 거래액만 4천982억 위안(약 91조원)에 달할 정도여서 매년 이 기간 한국 기업들도 중국의 연중 최대 '대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작년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창업자 마윈(馬雲)의 작년 10월 당국 공개 비판 이후 당국의 고강도 규제 표적이 된 알리바바는 올해 11·11 쇼핑 축제를 통해 매출 성장보다는 사회 책임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비교적 조용히 행사를 진행 중이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