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인니 대통령 "선진국이 개도국 탄소배출 저감 도와야"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수백만명 산림에 생계 의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특별정상회의에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탄소배출 저감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3일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1∼2일 COP26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최대 산림 보유국 가운데 하나로서 인도네시아의 입장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의 산림은 1억2천만 헥타르로, 남한 면적의 12배에 이른다.
인도네시아는 돈이 되는 팜나무, 펄프용 또는 목재용 나무를 심기 위해 천연림을 불태우는 등 훼손한다는 국제적 비판에 대응해왔다.
기후변화와 대응과 관련해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탄소중립국'이 되겠다며 2056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소를 퇴출한다는 단계별 목표를 세웠다. 2040년부터 전기 오토바이, 2050년부터 전기 자동차만 신차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1일 COP26 부대행사로 열린 포럼에서 인도네시아의 산림파괴율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산불 발생률이 예년 대비 82%까지 감소한 점을 설명했다.
특히 탄소저장 능력이 뛰어나 '블루카본'으로 꼽히는 맹그로브숲 가운데 주요 훼손지 60만 헥타르를 2024년까지 복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인도네시아의 맹그로브 숲 면적은 350만 헥타르로 전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그러면서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세계 탄소중립 목표 달성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문제는 선진국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큰 도움을 줄 것인가, 어떤 종류의 기술이전을 해줄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원액을 2020년부터 연간 1천억 달러(118조원)로 늘리기로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2일 산림과 토지 이용에 관한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가 산림을 관리하는 데 있어 환경과 경제, 사회적 요건을 모두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마을의 34%가 숲이나 인근 지대에 위치한다"며 "수백만명의 인도네시아 국민이 산림 분야에 생계를 의존하기에, 이를 부인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 극빈층 인구의 90%가 숲에 의존하며 살기에 산림을 보존하자고만 해서는 안 되고, 기후변화 문제를 무역장벽으로 연결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임학과를 졸업한 뒤 한 때 목재상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산림부와 환경부를 합쳐 산림환경부로 만들고, 산림 보존과 활용을 함께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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