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탐지 정찰기 남중국해 진입"…특이동향 발견했나
대만 매체 "미 정찰기와 중국 Y-8 대잠기 조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남중국해에서 미국 군용기와 중국 군용기가 나란히 포착돼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양국 군용기가 한때 조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1일 중국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는 트위터를 통해 전날 미 공군 소속 특수정찰기 'WC-135W' 1대, 통합 감시 및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 등을 탑재한 E-8C 정찰기 1대, 미 해군의 대잠 초계기 P-8A 2대, 전자정찰기 EP-3E 1대 등 5대가 남중국해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SCSPI는 "대기 중 방사성 입자를 포집할 수 있는 핵정찰기 WC-135W가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며 "WC-135W가 남중국해에서 마지막 작전을 펼친 것은 지난해 1월"이라고 설명했다.
WC-135W는 세계 유일의 방사성 물질 포집 특수정찰기다. 동체 옆에 달린 엔진 형태의 대기 표본수집 장비로 방사성 물질을 탐지한다. 정찰기 내 대기 성분 채집기 내부 온도를 영하 50도 이하로 낮추면 공기 중의 핵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핵폭발 과정에서 원자가 인공적으로 깨지면서 방출되는 크세논(크세논·Xe-135), 크립톤(Kr-85), 세슘(Cs-137) 등의 방사성 물질을 수집한 후 측정해 핵실험 여부는 물론 농축우라늄, 플루토늄, 수소 폭탄인지를 구분한다.
WC-135W는 2006년 10월 북한이 실시한 1차 지하 핵실험 때부터 한국의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 물질 수집 등의 활동을 해왔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참사 당시에도 방사선 누출을 추적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앞서 WC-135W가 지난해 1월 21일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주일 미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WC-135W가 이번에 남중국해를 정찰한 것이 사실이라면 주변에서 핵 관련 특이동향이 파악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만 상보(上報)는 "Y-8 대잠기가 약 5천m 상공을 비행하던 중 바시해협을 통과하던 미군 E-8C 정찰기와 조우했다"며 "Y-8 대잠기의 항로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우리의 동쪽 영공에 침입하려 했으나 E-8C를 피해 남쪽으로 날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시 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의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역이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 8대가 전날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Y-8 대잠기 1대, J-16 전투기 6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가 대만 ADIZ 서남부에 진입했으며, 대만 공군이 군용기를 이륙시켜 대응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6일에도 정찰기, 전투기, 공격헬기 등 군용기 7대를 ADIZ 서남부에 진입시키는 등 연일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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