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공급 병목현상, 물가상승 압력 확대…장기화할 수도"
"헝다 사태, 국내 경제 영향은 제한적이란 게 대체적 평가"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급 병목현상에 대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15일 국정감사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공급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을 일부 제약하고 물가 상승압력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급 병목현상은 수요는 강하게 회복하는 데 반해 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주요 항만 적체 등으로 해상 물류 운송이 지체돼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런 현상에 더해 지난달 발생한 중국의 전력난이 추가적인 공급 차질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공급 병목현상은 향후 투자 확대, 생산 조정 등이 이뤄지면서 점차 완화되겠지만 감염병 상황 등에 따라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잠재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 증시에서 불안을 가중했던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선 매우 심각한 수준까지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체적이라고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헝다그룹 사태로 약화할 수 있으나 금융기관들의 낮은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중국 정부의 대응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시스템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피치 등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헝다그룹이 질서 있게 처리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은 일부 건설·부동산 부문에 국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헝다그룹은 과도한 차입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하다 최근 건설경기 둔화와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파산설에 휩싸였다.
한은은 "향후 전개 과정에서 헝다그룹 사태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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