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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도 신냉전?…미국, 스푸트니크 접종자는 입국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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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도 신냉전?…미국, 스푸트니크 접종자는 입국 차단
러시아측 반발 "코비드19와의 싸움 정치화·백신 차별화에 반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국은 오는 1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외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안을 지난 주 발표하며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발발 후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첫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다.
미국은 그러나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를 포함해 일부 백신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경우 당장 수십만 명의 러시아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미국여행협회(USTA)에 따르면 양국의 껄끄러운 외교관계와 제한된 여행 수요에도 불구하고 2019년의 경우 미국을 찾은 러시아 방문객은 약 30만 명에 달했다.
미국의 이같은 방침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승인한 백신이라는 자부심의 대상인 스푸트니크V에 대한 또 다른 일격이 될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스푸트니크V는 한정된 국제적 승인과 공급 지연 등으로 인해 현재 화이자, 모더나 등 서방에서 개발된 백신은 물론 중국산 백신에마저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 공중보건 전문가인 버지니아 코먼웰스대학의 주디스 트위그 교수는 미국의 이번 조치와 관련, "스푸트니크V를 접종한 러시아 관광객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백신의 해외 생산과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번 조처에 즉각 반발했다.
RDIF는 "스푸트니크V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 명이 거주하는 70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임상 시험과 다수 국가에서의 실제 사용 과정에서 효율성과 안전성이 확인된 백신"이라고 주장하며 "코비드19에 대항한 전 세계적인 싸움을 정치화하고, 단기적인 정치·경제적 이득을 위해 효과적인 백신을 차별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미국에 입국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미 식품의약국(FDA) 또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 승인을 받은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연구소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는 서방 연구소가 제조한 화이자, 모더나, 중국회사가 개발한 시노팜, 시노백과는 달리 WHO의 긴급 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다.
WHO는 최근 러시아 내 생산 공장에서의 제조 관행 등에 대한 우려로 스푸트니크 V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심사를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키릴 드미트리프 RDIF 회장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이와 관련, "백신의 상호 인정이 올해의 현안"이라며 "다수의 거대 제약사들이 의도적으로 스푸트니크를 방해하고 시장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 듀크대학의 국제보건혁신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세계에 수출된 스푸트니크V 백신 물량이 4억4천800만회분에 달함에 따라 미국의 새로운 여행제한 규정의 여파는 비단 러시아 여행객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스푸트니크V의 수출분 대다수는 빈국으로 향했는데, 중남미 등의 국가 일부에서는 이미 이 백신의 공급 지연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이번 여행제한 조치로 스푸트니크V 접종자의 미국 입국이 차단됨으로써, 이 백신에 대한 비판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도 제약사가 개발해 주로 인도를 중심으로 5억6천만회분이 팔린 코박신 역시 FDA나 WHO의 승인을 받지 못함에 따라 이 백신 접종자 역시 오는 11월부터 미국 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등의 이 같은 조치가 백신 접종자들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두 부류로 갈라치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면역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승인한 스푸트니크V는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2상 결과만으로 승인하면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공개되고, 승인 국가들이 늘면서 반전을 맞이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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