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누구인가"…아프간 난민 반대 부추기는 트럼프 측근들
중간 선거 의식 전략…공화당 내 지지 여부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측근들이 내년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 아프가니스탄 난민 반대 정서에 불을 붙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정책의 기조를 세운 스테판 밀러는 아프간 난민 문제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 난민 정책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해야한다고 의회에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블루칼라 노동자를 중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탄한 우군 확보에 확실한 공을 세운 난민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며 난민 유입에 따른 혼란을 부각시켜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실패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전략인 셈이다.
트럼프 시절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낸 러스 보트는 "정치적 측면에서 문화 문제는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며 중간 선거를 앞두고 난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막판 아프간 철군에서 극도의 혼란에 초점을 맞추며 미국에 입국한 아프간 난민들의 위험성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 스스로가 "우리 나라에 들어오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들 중 얼마나 많은 테러리스트가 포함돼 있느냐"며 미국 정부에 대한 조력자 신분으로 탈레반 정권을 탈출한 아프간 피란민을 싸잡아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토행정부 차관 대행을 지낸 켄 쿠치넬리도 아프간 피란민들이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수십만명이 유입되는 것은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탈레반의 점령 이후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아프간 조력자들의 대피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어서 이 같은 주장에 어느 정도 힘이 실릴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게다가 난민 문제가 주요 이슈였던 2018년 중간 선거와 달리 현재로선 이에 대한 주목도 역시 떨어졌다.
AP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중간 선거 당시 10명의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4명은 난민 문제를 최우선 정책 사안으로 인식했지만 2년 뒤인 2020년 대선에선 전체 유권자의 3%, 공화당 지지자의 5%만이 난민 문제에 우선 순위를 뒀다.
아프간 난민으로 초점을 좁히면 워싱턴 포스트와 ABC뉴스의 최신 조사 결과 미국인의 68%가 아프간 난민 수용을 지지했고, 공화당 지지자의 56% 역시 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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