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스트리밍 개봉에 불법 복제도 빨라져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신작 영화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개봉이 늘면서 불법 복제가 과거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화 제작사들이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은 극장 대신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신작 영화 개봉의 탈출구로 삼았지만 불법 복제 증가라는 부작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저널은 올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고질라 vs. 킹콩', '정글 크루즈', '블랙 위도우' 같은 신작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해적판 웹사이트에 불법 복제 파일이 올라왔다면서 이들 영화는 대부분 OTT를 통해 개봉한 영화라고 전했다.
실제 한 해적판 웹사이트에서 인기를 끈 불법 복제 영화 20개 작품 중 12개가 OTT 개봉작이었다.
불법복제 활동을 감시하는 토렌트프리크에 따르면 OTT 개봉을 두고 주연배우와 소송까지 걸린 '블랙 위도우'는 지난달 19일 극장과 OTT 동시 개봉 이후 3주 연속 최다 불법복제 영화로 집계됐다.
'정글 크루즈'는 지난달 말 OTT에서 공개된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불법 복제 파일이 인터넷에서 확산됐다.
저널은 OTT 개봉이 이뤄지기 전에는 대부분의 불법 복제 파일이 고화질로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렸으나 이제는 개봉된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DVD급 고화질 파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OTT가 영화 자막도 제공하고 있어 여러 나라의 언어 자막을 붙인 고화질 불법 복제 파일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콘텐츠 불법유통 차단을 위해 할리우드 영화사 등이 만든 창작ㆍ예능동맹(ACE)에 따르면 불법 복제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이트의 지난해 사용자 방문 횟수는 1천370억회에 달했다.
저널은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한 영화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 전략을 수정하는 영화사도 나오고 있다면서 AMC가 워너브라더스와 45일 극장 우선 개봉 계약을 체결한 데에는 불법 복제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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