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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가계대출 '바늘구멍'…대출금리 기습인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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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가계대출 '바늘구멍'…대출금리 기습인상 가능성
5대 은행 가계대출 연말 대비 3.8% 늘어
목표 5~6% 근접…농협 7.3% 하나은행 4.2%
은행들 "풍선효과·쏠림 나타나면 언제든 금리인상 등 조치"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올해 말까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엄격하게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잔뜩 몸을 숙이고 있다.
일부 대출상품 신규 취급을 아예 중단한 은행이 나오는 한편, 나머지 은행도 "대출 쏠림이 우려되면 언제든지 금리 조절 등 방안을 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 주요은행 가계대출 연말 대비 4% 증가
22일 국내 주요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총 잔액은 695조7천84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 잔액인 670조1천539억원보다 약 3.8% 증가한 규모다.
금융당국은 작년 말 시중은행들에 올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이 5∼6%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올해가 4개월여, 3분의 1 정도 남은 상황에서 연간 증가율 목표인 6% 이내를 맞추려면 은행들이 대출 증가 속도를 현재까지와 똑같이 유지하거나 줄여야만 한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은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7.3% 증가해 이미 금융당국의 연간 기준치를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4.2%로 높은 편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9%, 신한은행은 2.1%로 뒤를 이었다.

◇ 은행, 당국에 '대출 관리계획' 매월 보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잡히지 않자 금융당국은 5월 말부터 은행들로부터 월간 대출 관리계획과 이전 계획의 이행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계획 보고와 월말 피드백 보고를 하고 있다"며 "원래는 연말·연초에만 보고를 했으나 올해 5월부터는 보고 주기가 매월로 짧아졌다"고 전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버린 농협은행은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19일 '가계담보대출 신규취급 중단'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분기별로 한도를 두고 취급하던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이미 소진돼 다음 달 말까지 제한적으로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오는 30일부터는 이 대출의 우대금리도 조건별로 0.2∼0.3%포인트 줄인다.


◇ "다른 은행보다 느슨하면 대출 쏠려…언제든 조치"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정도의 조치가 아니더라도 모든 은행이 대출 금리를 인상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 때문에 대출 고객 유입이 늘어난다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상반기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은행처럼 상품 신규 취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작지만, 금리 조정으로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를 기습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판매 중단 가능성도 흘러 나온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 연계 주담대 상품을 없애는 것은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앞서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이 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대출 금리를 점점 올리고 있다.
주요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올해 1월 최저 연 2.19%, 최고 연 3.74%였지만 19일 기준 최저 금리는 연 2.28%, 최고 금리는 연 4.01%로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월 말 연 2.417∼4.071%에서 19일 연 2.48∼4.65%로 금리 상단이 0.6%포인트가량 뛰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거나 대출 기준이 느슨하면 대출 쏠림 현상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대출이 몰리면 언제라도 관리 계획을 넘어설 수 있기에 민감하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y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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