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원 노후 산소공급관 파열로 코로나 환자 9명 사망(종합2보)
"지하 산소공급관 파열…인근 지역서 산소통 긴급 운송"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남부의 한 병원에서 산소 공급관이 파열되는 바람에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중환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의 타스 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9일 저녁(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야공화국 블라디캅카스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9명이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
이날 사고는 병원 산소저장고에서 중환자실로 연결되는 지하 매설 산소 공급관이 노후해 파열되면서, 병실로 산소 공급이 중단돼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공화국 보건부는 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47~85세의 여성 8명과 남성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북오세티야 공화국 정부 수반 대행 세르게이 메냐일로는 "지하에 있는 산소공급관이 파열되면서 산소 공급이 중단됐다"면서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쓴 다른 환자들에겐 예비 산소통을 연결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병원 중환자실에는 모두 71명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13명이 삽관형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다만 메냐일로 수반 대행은 산소 공급 중단 사고 이전에 사망자들의 폐가 이미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였다면서 추가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수사당국은 병원 측이 안전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에 들어갔다.
사고 직후 병원 측은 예비 산소통을 이용해 중환자들에 산소를 공급하는 한편 다른 지역으로부터 추가로 산소통을 공급받았다.
북오세티야공화국 보건부는 10일(현지시간) 다른 지역으로부터 산소통을 긴급 지원받아 관내 병원들 산소 공급이 정상화됐으며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문제없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9일 밤 북오세티야공화국에 인접한 카바르디노-발카리야 공화국에서 3t, 스타브로폴주에서 4t, 크라스노다르주에서 8t의 산소통이 각각 긴급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의 한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의 배선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코로나19 환자 3명이 숨지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지난해 5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의료기기 문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환자 여러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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