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막막하던 우크라 교민들 대사관 지원으로 '샷'
현지 정부와 교섭해 접종 길 열어…우크라 현지인 접종률 5% 불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동유럽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어려움을 겪다 현지 한국대사관의 지원으로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그동안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들에게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용해 대다수 교민은 소외돼 있었다.
우크라이나에 약 800명, 몰도바에 10여 명의 우리 교민이 장기 체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영주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근까지 교민 50여 명이 감염되면서 교민 사회의 불안감이 커졌었다.
일부 교민은 백신 사정이 나은 루마니아나 폴란드 등 주변 유럽연합(EU) 국가들로 건너가 백신을 맞거나, 큰 비용을 들여 한국으로 가 접종을 받고 오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같은 교민들의 어려운 상황은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의 노력으로 해소됐다.
대사관은 우크라이나·몰도바의 외교부·보건부 등과 적극적인 교섭을 통해 영주권이 없는 한국 교민들도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우리 교민들이 거주하는 각 지방 도시들의 접종센터를 지정받아, 희망자들이 해당 센터를 찾아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접종 가능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의 서방 제품과 중국제 시노백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국가이긴 하지만 크림사태 등으로 인한 러시아와의 심각한 갈등으로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수입하지 않고 있다.
대사관의 조치 이후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백신을 맞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거주 교민은 약 100명으로 파악됐다.
대사관은 앞으로도 교민들이 계속해 더 접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선 지난 4월 초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여 명까지 치솟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으나 최근엔 1천 명대 내외로 다소 안정됐다.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백신 접종률은 저조한 상황이라 조만간 급속한 증가세가 다시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지난 7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 238만 명이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마쳐, 인구(약 4천4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5.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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