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장 문제 지적에 中왕이 "인디언 학살이 진짜 종족멸절"
美中, 동아시아회의서 홍콩·위구르·인권 놓고 또 충돌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동아시아 다자회의 무대에서 인권, 홍콩, 신장(新疆) 위구르 문제로 또 충돌했다.
5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화상으로 열린 제11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동아시아협력에 대해 발언한 뒤 미국, 일본 등의 대표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홍콩 문제를 제기하고,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장관이 이 회의에 참가한다고 지난달 31일 예고한 바 있는데, 블링컨 장관이 직접 참가했는지 누군가가 대리 참가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미·일 대표의 중국 관련 문제 제기에 맞서 2차 발언을 신청한 왕 부장은 "신장·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그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국가 주권의 평등 원칙을 엄중히 파괴"하는 "악랄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왕 부장은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구, 기대수명, 주민소득, 교육수준 등이 점점 증가 또는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종족멸절'이라는 말이 어디서 나오느냐"며 "종족멸절에 대해 말하자면 미국이 과거에 행한 인디언 학살이 진짜 종족멸절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뒤 왕 부장은 "미국이 도처에서 전쟁을 일으켜 많은 무고한 일반인을 사상케 한 것이야말로 진정한 반(反)인도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부장은 또 집회와 시위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대해 "홍콩의 안정을 회복하고 법치를 완전하게 했다"며 "홍콩 사람 70%가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지금도 소위 '우려'라는 것을 표명하고 있는데, 무엇에 대해 우려하는가? 홍콩이 혼돈과 혼란으로 돌아가게 하려는가? 홍콩 독립 세력이 다시 거리로 나가게 하려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진 뒤 "분명히 말하는데, 단념하라. 그런 날은 다시 올 수 없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 협의체)를 필두로 한 미국의 중국 포위망 구축 행보를 의식한 듯 "우리는 온갖 유사 다자주의를 경계해야 하며 특히 다자주의를 구실 삼아 역내 집단대립을 도발하는 데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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