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데 7년째 사망자인 여성…"미 국세청의 관료주의 악몽"
2014년 숨진 모친을 딸과 혼동한 듯
부친은 부양가족 딸의 세금 환급도 못받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국세청(IRS)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20대 여성을 사망자로 분류해 논란을 빚고 있다.
17일 뉴욕포스트,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에 사는 여성 서맨사 드라이시그(25)는 지난 7년 동안 자신이 멀쩡하게 살아있다며 사망자 명단에서 제외해달라고 국세청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국세청을 향해 "내가 살아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프트볼 선수 출신으로 여름 캠프 지도자로 일하는 드라이시그에게 황당한 일이 시작된 때는 2014년이다.
그해 어머니가 난소암으로 사망한 뒤 드라이시그가 세금 신고를 하려고 했을 때 국세청이 자신을 사망자 명단에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모친과 다른데 국세청이 모녀의 이름을 혼동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런 큰 실수를 하고도 무성의한 태도로 잘못을 수정하지 않아 그의 아버지도 피해를 보고 있다.
그의 아버지가 딸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세금을 환급받으려다 국세청으로부터 사망자를 이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는 국세청에 "아직 살아있다"고 항의했지만 국세청 관계자로부터 "우리 시스템상 당신은 죽은 사람"이라는 성의 없는 말만 하고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드라이시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국세청 관계자로부터 오류를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아직 바뀌지 않았다.
뉴욕포스트는 이 답답한 상황을 "관료주의 악몽"이라며 비판했다.
드라이시그의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한 CBS 기자는 국세청에 전화를 걸어 "그녀가 확실히 죽지 않았다. 나는 방금 그녀와 얘기했다"고 따지기도 했다.
국세청은 상황이 이런데도 "문제가 해결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는 한가한 답변을 내놨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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