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대신 골프"…2030 골퍼 증가에 골프복 시장 '쑥'
현대백화점 20대 매출 147%↑…패션업계, MZ세대 공략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스윙과 동시에 죽 뻗어나가는 공을 보면 숨이 트여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다정(30)씨는 최근 들어 한 달에 한 번씩 가족과 라운딩하러 골프장에 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중에도 즐길 수 있는 야외 스포츠를 찾다가 지난해 골프에 입문해 그 길로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올해 들어 골프장 예약이 어려워져 높아진 인기를 실감한다"면서 "필드에 또래 골퍼도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의 취미'로 여겨졌던 골프가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골프용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패션업계도 젊은 골퍼를 겨냥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골프웨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구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의 매출이 각각 147.2%, 152.7% 늘었다. 40대 이상 매출이 40∼50% 증가한 데 비하면 두드러진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해 상반기 골프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30대 매출이 각각 60%, 75% 뛰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골프에 입문한 20∼30대 고객이 늘면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골프의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골퍼 증가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골프 커뮤니티 '볼메이트'의 회원 약 4만명 중 30대 비중(35%)이 40대(37%)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올해 들어 40∼50대 비중이 줄고 30대 비중이 5%포인트 넘게 늘었다.
볼메이트 관계자는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골프에 주목해 온라인으로 경험을 공유하는 추세"라면서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골프장에 가서 대리만족하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는 이처럼 신흥 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 골퍼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LF는 지난해 9월 20∼30대 고객을 겨냥한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플래그를 출시했다.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해 맨투맨, 후드티 등 캐주얼 의류에 기능성을 더한 상품을 주로 선보인다.
LF의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 닥스골프도 지난해 9월 영(Young) 라인인 '닥스 런던'을 출시했다. 한섬의 영캐주얼 브랜드 'SJYP'은 20∼30대 여성 골퍼를 겨냥한 '골프라인 컬렉션'을 최근 선보였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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