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김정은 모습, 北내부결속·지도력 강화에 도움"
홍콩매체 "북한 식량난 악화하면 중국이 지원 나설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북한의 경제적 고통과 식량 부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악화하면 중국이 지원에 나설 것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척해진 모습은 내부 결속을 도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북한이 현재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아사자가 속출해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던 1994~1998년보다는 덜 나쁜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위기 대처 능력을 볼 때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리난(李枏) 연구원은 국제사회의 오랜 제재와 경제 둔화를 겪으면서 북한은 위기 대처 능력을 키워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화되면 중국과 접경지대에서의 상품 거래를 점차 자유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는 북한 당국이 접경지대 시장을 억누르고 있지만 거래 의욕이 넘치는 해당 시장은 북한 사회에서 집요하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7~8월 이례적으로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으로 농업 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식량과 비료 수입도 중단되면서 만성적인 식량난이 더욱 가중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라며 대기근이 있었던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기를 언급했다.
국제기구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70만∼130만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리 연구원은 북한의 상황이 안 좋긴 하지만 농업생산을 늘리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도 확대하고 있어 기근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의 수척해진 모습을 보면, 내부 통합과 지도력 강화가 더 수월해진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대개 북한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고, 서방이 이데올로기의 틀로 상황을 해석하려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안정적인 정치적 의사결정 체계와 비교적 견실한 관료체계를 갖추고 있어 긴급상황으로 주요 변화나 정책 중단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연구원은 북한이 제재와 군사적 모험주의, 핵무기 통제권 상실 등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서방의 오랜 '북한 붕괴론'을 설명하면서 "외국 언론이 김 위원장의 건강에 새롭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러한 이론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성현 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김 위원장이 비만 관리를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어 그의 건강에 대한 추측을 제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의 나량투앙 연구원은 북한의 주요 후원자이자 지지자인 중국이 북한의 상황이 정말로 절박해지기 전에 식량과 의료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중국은 접경지대에 실패한 국가가 나오길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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