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 내달 첫 당수토론…올림픽 개최 분수령 될 듯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추진되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강행 여부가 일본 여야 간의 내달 당수 토론을 계기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26일 국회대책위원장 회의를 열어 올 정기국회에서 당수 토론을 열기로 큰 틀의 합의를 봤다.
아즈미 준(安住淳)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을 만나 당수 토론 개최 문제를 협의해 내달 16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 중에 여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6월 초순을 상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즈미 위원장은 모리야마 위원장을 만나기에 앞서 공산당과 국민민주당 등 다른 야당 국회대책위원장과 회동해 여당 측에 당수 토론 개최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은 자민당 총재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내달 11~13일 영국 남서부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점을 고려해 6월 9일을 중심으로 당수 토론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수 토론은 집권 여당의 당수(총재)인 총리와 야당 회파(會派·원내에서 활동을 함께 하는 의원 그룹으로 한국 국회의 교섭단체와 유사함) 대표가 일대일 대면 형식으로 각종 현안을 놓고 벌이는 질의응답을 말한다.
일본은 영국 의회의 '퀘스천 타임'(Question Time)을 모방해 2000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2차 집권 말기이던 작년 정기 국회 때는 자민당이 응하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당수 토론이 이뤄지면 2년 만에 열리는 것이면서, 작년 9월 아베의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스가 총리로서는 처음 임하는 당수 토론이 된다.
현재 일본이 당면한 최대 현안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올 7~9월로 1년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스가 총리는 철저한 방역 대책을 시행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각계에서 고조하는 취소론을 일축하고 대행 강행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여론이 점차 거세지면서 스가 내각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해 정치적 입지가 약화한 스가 총리 입장에선 올림픽 강행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각에선 내달 열리는 당수 토론이 올림픽의 향방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당 측은 이번 당수 토론 결과를 보고 스가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제출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아즈미 위원장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수 토론을 보고 이런저런 판단을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해 불신임 결의안 제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권의 내각 불신임 결의안 제출에 대해 스가 총리는 그동안 국회 해산의 근거가 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번 당수 토론 후에 올 10월 임기 만료를 앞둔 중의원 해산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곧바로 조기 총선 체제로 일본 정국이 급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즈미 위원장은 당수 토론의 구체적인 주제와 관련해 "도쿄올림픽 개최 가부와 정기국회 회기 연장 등의 문제를 스가 총리와 각 당 대표가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해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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