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타 배달대행앱 일 못하게 지역배달대행업체에 감독 의무"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 앱이 배달 기사를 연결해주는 지역배달대행업체로 하여금 배달 기사가 다른 배달대행 앱과 일하지 못하게 감독하게 하는 등 '불공정 계약'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대행 앱들은 기존 계약을 갱신하거나 신규 업체와 계약서를 쓸 때 문제가 된 조항들을 자율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로지올(생각대로)·바로고·메쉬코리아(부릉)가 지역업체와 맺는 계약서를 점검하고 자율 시정하게 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월 배민라이더스·배민커넥터, 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이츠가 배달 기사와 직접 맺은 계약서를 점검한 공정위는 배달대행 앱이 지역배달대행업체와 맺는 계약서에서 문제 있는 조항이 없는지 점검했다.
점검 결과 배달 기사가 다른 배달대행 앱과 일하지 못하게 관리·감독하는 의무를 지역배달대행업체에 부과하는 조항(생각대로·부릉)이 확인됐다. 배달대행 앱들은 해당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은 지역배달대행업체가 계약 내용을 지키지 못해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운영 지원비의 2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리고 있었는데, 이 위약금 조항도 삭제된다.
또 지역배달대행업체의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일정 기간 동종·유사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경업금지' 조항도 사라지게 됐다. 이밖에 배달망을 '지식재산권'으로 규정해 지역배달대행업체가 계약을 해지한 이후에는 기존에 거래하던 음식점과는 영업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한 내용이 시정된다.
매출액이 30% 이상 떨어지면 해당 지역배달대행업체가 다른 앱으로 이탈했다고 보고 계약을 즉시 해지하는 조항(바로고)도 있었다. 지역배달대행업체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될 때 두 번 이상 시정을 요구하고 그런데도 바뀌지 않을 때만 계약을 끊을 수 있게 수정됐다.
공정위는 배달대행 앱이 낸 자율 시정안대로 개선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지역배달대행업체-배달 기사 사이 계약도 점검하기로 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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