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시아계 할머니 2명, 도심 한복판서 '묻지 마' 흉기 피습
샌프란시스코 버스정류장서 공격 당해…경찰, 증오범죄 적용 여부 수사
목격자 "가해자, 군용 칼 추정 흉기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범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에서 아시안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계 할머니 2명이 도심 한복판 버스정류장에서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계인 85살 여성과 60대 여성이 5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 공격을 받아 크게 다쳤다.
경찰은 용의자를 붙잡아 증오범죄 여부 등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피해 여성 2명은 4일 오후 5시 직전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묻지 마 공격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손잡이에 너클이 달린 군용 칼로 보이는 흉기를 사용해 아시아계 할머니들을 찔렀다면서 피해자 1명은 심하게 피를 흘렸고 다른 피해자의 팔에는 칼날이 꽂혀있었다고 전했다.
피해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퍼트리샤 리는 "꽤 큰 칼이었고, 칼날에는 군용 칼처럼 구멍이 뚫려있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당황하지 않고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퍼트리샤 리는 가해자가 범행 이후 바로 달아나지 않았다며 "마치 일요일 아침 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가버렸다"고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시내 유니언스퀘어 공사장 인근에서 버려진 칼의 일부분을 찾았고, 수색 끝에 용의자를 붙잡았다.
경찰은 성명을 내고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할지를 판단하기 위해 용의자를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들과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6구역 슈퍼바이저 맷 헤이니는 성명을 내고 "아시안 노인 2명이 역겹고 끔찍한 공격을 당했다"며 사건을 규탄했고, 샌프란시스코 검찰은 "이번 사건과 같은 잔인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