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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회복에 신흥국 불안…"3월 자본 유출 6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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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회복에 신흥국 불안…"3월 자본 유출 6조 육박"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잇단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신흥국에서는 과거 금융위기 때 같은 자본 유출 발생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세계 주요국 은행들이 가입한 국제금융협회(IIF)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개발도상국에서 빠져나간 자본 유출 규모는 51억6천만달러(약 5조8천억원)에 달했다.
유출액이 엄청나게 큰 규모라고는 볼 수 없지만 작년 10월 이후 첫 유출이다.


◇ 터키 주간 자본 유출, 6년여만의 최대…'테이퍼 탠트럼' 연상
특히 중앙은행 총재의 전격적인 교체로 불안감이 확산된 터키의 경우는 이번주 주간 유출액이 2015년 1월 이후 6년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널은 지난달 글로벌 자본의 신흥국 이탈은 바이든 정부의 1조9천억달러 규모 추가 부양책 등으로 미국의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최근 제시한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6.5%였으며 일부 투자은행(IB)은 7%대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성장률이 약 45년 만에 중국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미국의 성장률이 높아지면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미국의 주요 시장금리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연초 1.0%를 밑도는 수준이었으나 최근 1.7%대로 올랐다.
이런 가운데 개도국인 터키와 러시아, 브라질은 통화 가치를 보존하고 자본유출을 억제하고자 지난달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지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을 연상시키는 상황이다.
당시 미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자 금리 상승 불안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이 확산된 바 있다.
◇ 미 제조업 지수 가파른 우상향
특히 미국의 제조업 경기 지표는 확실히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4.7로 198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소비 시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동차 판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자동차 리서치 업체인 워즈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는 11.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있던 작년 3월이 저조했던 기저 효과도 있지만 억눌린 소비 욕구가 뒤늦게 분출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미국의 소비 수요 증가는 다른 나라의 제조업 경기에도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
저널은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3월 PMI를 인용해 독일을 중심으로 유로존의 제조업 활동 증가 속도가 적어도 20여년만의 최고라고 전했다.
PMI 수치가 11년만의 최고 수준인 한국이나 대만, 베트남 등도 미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보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행정부는 2조달러(2천260조원)를 넘는 인프라 투자 예산 확보에도 나선 상황이다.
다만 저널은 최근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은 이전 테이퍼 탠트럼 때보다 작고 당시처럼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 많이 유입돼있지 않다며 제2의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v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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