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신접종 총력전…주정부들, 잇따라 성인 전체로 확대 추진
바이든 "취임 100일 접종목표, 1억→2억회"…캘리포니아·플로리다도 가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백신 접종의 변속기를 한 단계 더 높이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이 될 때까지 미국인에게 코로나19 백신 2억회분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취임 100일까지 백신 1억회분을 맞히겠다고 공약했던 것을 2배로 끌어올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4월 30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백신 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은 초기 시행착오로 부진했던 백신 접종이 점차 본궤도에 오르면서 탄력이 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공급 부족과 접종 부진이 해소되면서 자신감이 붙자 좀 더 큰 목표로 골대를 옮긴 것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58일 만에 이미 1억회 접종 목표를 달성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CNN은 최근 7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백신 접종 건수가 약 250만건이라며 이 추세를 유지할 경우 취임 100일 무렵 2억500만회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전날인 2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속도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현재 미국이 1주일에 1천600만∼2천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사태 장기화로 국민들의 코로나19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 사업체·점포의 폐쇄 등을 요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최근 봄을 맞아 하루 항공 여행객 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후 최고를 기록하고 플로리다주의 해변 휴양지는 봄방학을 맞아 놀러 나온 대학생·젊은이들로 북적이는 상황이다.
주(州) 정부들은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거나 사업체·점포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조였던 방역 규제의 고삐를 풀고 있다.
백신 접종 업무를 책임지는 주 정부들은 그러면서 백신 접종 대상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5월 1일부터 모든 성인으로 접종 대상을 넓히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의료시설 인력과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직원 등 방역의 최전선에 있거나 취약 계층으로 국한됐던 백신 접종 자격은 점점 더 확대돼 사실상 제약이 없는 16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넓힌 주도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미시시피·웨스트버지니아·유타주 등 5곳은 이미 접종 요건을 16세 이상 성인 전체로 낮췄고, 조지아·텍사스주는 이달 하순께 16세 이상 전체에게 접종 자격을 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공급 여건이 허용하면 다음 달 15일부터 16세 이상의 모든 주민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섬 주지사는 "현재의 추정에 근거할 때 캘리포니아는 4월 전반부에 주당 약 250만회분, 후반부에는 300만회분 이상을 할당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주당 180만회분의 백신을 받고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4월 5일부터 18세 이상 성인 전체로 백신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도 4월 7일부터 모든 성인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CNN은 이날까지 미국에서 5개 주가 16세 이상 성인 전원에게 백신 접종 자격을 줬고, 최소한 22곳이 4월 말까지 같은 조치를 내릴 계획이라고 집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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