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임신 중 유산을 하거나 사산을 한 경우에도 당사자인 여성은 물론 배우자에게도 사별 휴가를 주는 법이 만들어졌다.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방송 등 뉴질랜드 매체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회는 24일(현지시간) 유산이나 사산을 한 여성과 배우자에게 3일 유급 사별 휴가를 주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사별 휴가는 배우자, 부모, 자녀, 조부모, 손자나 손녀, 배우자 부모, 가까운 친구 등이 세상을 떠났을 때 최고 3일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날 통과된 휴가(유산 사별 휴가) 수정 법안은 임신이 어느 단계에 있든지 유산이나 사산으로 끝나게 되면 3일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낙태는 해당하지 않는다.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임신했던 여성은 물론 배우자와 입양이나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가지려던 부모들에게도 주어진다.
법안을 발의한 지니 앤더슨 노동당 의원은 유산과 사산 휴가를 줌으로써 뉴질랜드가 정상을 참작하는 진보적인 입법 활동의 선두에 서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앤더슨 의원은 "이 법안은 여성과 배우자들에게 병가를 신청하지 않고 상실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게 될 것"이라며 상실의 아픔은 병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에서 아기를 출생 직전이나 직후에 잃는 부모는 매년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산은 더 흔한 편이어서 임신한 여성 10명 중 한두 명이 경험하고 있다고 뉴질랜드 보건부는 밝혔다.
한 매체는 뉴질랜드가 유산과 사산에 휴가를 도입한 게 세계 최초는 아니라며 인도법도 유산한 여성은 최고 6주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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