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수출 상당폭 증가…백신·미중 갈등이 변수"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분석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성서호 기자 = 올해 한국의 수출이 세계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상당 폭 증가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다만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지연, 미중 무역갈등 등이 수출을 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수출 여건을 이렇게 예상했다.
◇ "올해 수출은 '상저하고'형 개선"…주요 변수는?
한은은 통관 기준 올해 수출이 경기 회복과 반도체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별로 봤을 때는 지난해 2분기 큰 폭 감소세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품 수출(국내총생산 중 실질 재화수출)이 작년보다 7.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올해 상반기에는 13.0%, 하반기에는 2.0% 수출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수출의 국내총생산 성장 기여도는 1.5%포인트로 한은은 예상했다.
올해 국제적인 수입 수요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신 보급이 늦어지고,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은 수출에 부담이다.
한은은 "백신 접종으로 대면 활동이 재개되더라도 서비스 산업 위주로 주요국 경기가 회복돼 재화 소비가 제약되면 수입 수요의 추가 개선세가 완만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 수출에 긍정적이다. 불확실성 완화가 국제적인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은은 다만 "미국의 대중 무역 정책 변화로 양국 간 갈등이 심해질 수 있는 점은 수출을 제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우리 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노력 또한, 우리 수출 여건을 개선하는 요인이다.
국제유가 상승도 석유제품, 화학공학품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유가 상승은 경기 회복을 제약해 수출 물량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최근의 유가 상승은 생산 감축 같은 공급 요인보다는 원유 수요 회복에 따른 것이라 우리 수출 물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 품목별 수출 '차별화'…"반도체, 수출 여건 양호"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재화 소비 증가, 비대면 수요 확대 등 소비 경향 변화와 이동 제한조치의 영향에 따라 품목별 수출 여건이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탄탄한 증가세를 보여온 반도체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의 서버용 수요 회복,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시장 성장 등으로 수출 여건이 양호할 전망이다.
화공품도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등으로 섬유, 전자 등 전방 산업 업황이 점차 회복하면서 전반적인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백신 보급에 힘입어 주요국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의약품·진단 도구 등의 수요가 줄어 화공품 수출 개선을 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자동차는 경기 회복, 전기차 수요 확대 등이 수출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한은은 또 철강·기계류가 전방산업 수요 회복, 주요국 인프라(기반시설) 투자 등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고, 석유제품 역시 이동 제한조치 완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고, 단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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