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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국 코로나19 백신 수출 놓고 또 으르렁
EU 상임의장 "영국이 백신 수출 막아"…영국 즉각 반박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결별한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을 놓고 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9일(현지시간) 영국이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을 막았다고 비난했다고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성명으로 "EU를 겨냥한 '백신 민족주의' 비난에 충격을 받았다"며 "영국과 미국이 자국 영토에서 생산되는 백신이나 백신 성분들의 수출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EU는 (백신의) 수출 자체를 막은 적이 결코 없다"며 유럽이 없었다면 백신을 1년 만에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백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한 올해 1월 말 백신 제조사가 계약한 공급량을 채우지 못하면 역외 수출을 불허한다는 '백신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했다.
이후 이탈리아가 이달 초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이 호주로 수출되는 것을 불허하면서 '백신 민족주의' 논란이 커졌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미셸 상임의장의 주장에 대해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및 백신 성분들의 수출을 막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브 장관은 이 문제를 추가로 논의하기 위해 영국에 주재하는 EU 대표단 관계자를 불렀다고도 밝히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EU와 영국이 백신 수출과 관련해 얼굴을 붉히기는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아스트라제네카의 생산 차질 등으로 유럽에서 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EU는 아스트라제네카에 백신 계약을 이행하라며 압박하고 '유럽에서 생산된 백신의 영국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에 물음표를 제기했다가 영국 측의 반발을 사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동안 유럽 국가들에서는 EU가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해 접종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이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는 인구의 약 3분의 1이 코로나19 백신을 한차례 이상 맞았지만, EU 회원국들에서는 백신을 접종한 인구 비율이 6%에 그치고 있다.
앞서 영국은 작년 1월 말 브렉시트 합의를 통해 EU 회원국에서 탈퇴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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