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美소프트웨어 대기업 '7조 원대' 인수 협상
소프트·하드웨어 결합 통한 경쟁력 강화 목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전기업체인 파나소닉이 미국의 디지털 솔류션 제공기업 '블루 욘더'(Blue Yonder) 인수에 나선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하드웨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공급망(물류) 분야의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블루 욘더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를 위한 투자액은 7천억 엔대(약 7조3천300억 원)로 알려졌다.
블루 욘더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품 수요와 납기 등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로, 고객 기업의 공급망을 개선해 수익성을 올려주는 사업을 한다.
1985년 창업한 이 회사의 고객은 영국 유니레버, 미국 월마트 등 3천300여 개 사로 알려졌다.
2019년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8%가량 증가한 10억 달러 수준이었다.
파나소닉은 이미 지난해 860억 엔을 투입해 블루 욘더 지분 20%를 취득했다.
나머지 지분을 미국 펀드인 블랙스톤과 뉴마운틴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매입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협상이 타결되면 파나소닉은 2011년 약 8천억 엔을 들여 옛 산요(三洋)전기와 파나소닉전공을 완전자회사로 만든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셈이 된다.
파나소닉의 블루 욘더 인수 추진 배경에는 소프트웨어와의 융합을 통해 하드웨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나소닉은 매장에 설치하는 감시 카메라와 물류 시설에서 사용하는 바코드 판독용 휴대용 단말기 등 물류 부문의 하드웨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 제품에 블루 욘더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경우 정밀도를 한층 높인 재고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어 시장을 확장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파나소닉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공장 제어 기기에서 경쟁력이 높은 독일 지멘스가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통한 서비스 결합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등 제조기업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묶어 경쟁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은 세계적 추세가 됐다며 파나소닉이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파나소닉의 블루 욘더 인수 추진을 둘러싸고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는 파나소닉은 1991년 영화 대기업인 미국의 MCA를 7천800억 엔에 인수했다가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해 불과 5년 만에 캐나다 음료 대기업인 시그램에 매각한 사례가 있다며 이번 인수 후에도 양사 간의 융합이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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