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코로나19 확산에 반중 정서 '꿈틀'
경비원 매수해 격리시설 이탈한 중국인발 집단감염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전통적인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현지에서 반(反)중국 정서가 꿈틀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일간 크메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보건부는 전날 24명이 새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달 19일 재발한 지역사회 감염 이후 모두 34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남서부 시아누크빌주(州)에서 17명이 나왔고, 수도 프놈펜시와 인접한 칸달주(州)에서도 각각 6명과 1명이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밤 프놈펜시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 데다 4천여 명이 일하는 프놈펜 시내 한 봉제공장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 반중 정서가 조성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역사회 감염이 재발하기 며칠 전 프놈펜 시내 한 호텔에 격리돼 있던 중국인 4명이 경비원을 매수해 무단이탈한 뒤 클럽 등을 다녔고, 이것이 집단감염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무단이탈한 중국인 4명 가운데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발생한 확진자의 대다수가 현지에 있는 중국인이다.
이는 캄보디아 국민과 현지에 있는 중국 교민을 화나게 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한 중국 교민은 "최근 중국인들이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져 좀처럼 외출하지 않는다"면서 "다수 중국 식당과 상점도 괜한 소문이나 공격을 피하려고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 주재 중국대사관은 최근 성명에서 자국민에게 캄보디아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보건 당국과 협력하라고 당부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자국민에게 중국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방역 수칙을 어기는 외국인을 추방하고 사업 허가를 취소한다는 방침을 승인했다.
그러나 최근 프놈펜 시내 봉쇄 지역에 있는 콘도에서 중국인 8명이 몰래 택시 2대에 나눠타고 남서부 코콩주(州)로 가다가 검문소에서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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