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2건 추가 기소…유혈참사에도 양곤 등서 또 시위(종합2보)
선동·전기통신법 위반 혐의…화상심리 장면 가택연금 이후 첫 공개 "건강해 보여"
경찰, 양곤서 최루탄·섬광수류탄 사용…아세안-미얀마 군정, 내일 화상회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시위 유혈 진압에 이어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에 대해 1일 하루에만 두 가지 범죄 혐의를 추가하면서 '정치적 제거'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날 최소 18명이 숨지는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참사에도 불구하고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는 이날도 거리 시위가 이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수치 고문이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법원 심리에 출석했다고 수치 고문의 법률팀 소속 변호사인 민 민 소를 인용해 보도했다.
수치 고문은 쿠데타가 일어난 지난달 1일부터 네피도의 자택에 가택 연금돼왔다.
민 민 소는 수치 고문이 살은 좀 빠졌지만 건강해 보였다면서, 그가 자신의 변호인을 만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수치 고문의 모습이 화상을 통해서지만 법률팀 변호사에게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심리를 앞두고 수치 고문이 또 다른 혐의로 기소됐다면서, 이는 불안이나 공포를 야기하는 정보의 발표 또는 게재를 금지하는 법을 어긴 혐의와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수치 고문이 선동 혐의로 추가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선동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징역 2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민 민 소는 수치 고문이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자기기 사용 면허와 관련된 것으로, 지난달 기소 건인 불법 수입 워키토키 사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장 징역 1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NLD가 선임한 변호인인 킨 마웅 조는 네피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치 고문이 얼마나 더 많은 혐의를 받게 될지 확실히 말할 수 없다"면서 "지금 이 나라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수치 고문의 다음번 화상 법원 심리는 오는 15일로 예정됐다.
전날 미얀마 전역에서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수 백명이 부상했음에도 이날도 양곤 등에서는 산발적으로 쿠데타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양곤 중심부 흘레단 네거리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 등을 동원해 해산에 나섰지만, 시위대는 '숨바꼭질 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전날 3명 이상이 숨진 남부 다웨이 지역에서도 시위가 계속됐다고 현지 매체와 외신이 보도했다.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승려들과 교사들이 거리에서 쿠데타를 규탄하고 수치 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 약 30명이 군경의 총격과 공격 등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APP는 또 1천132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도, 전날에만 미얀마 전역에서 1천명 가량이 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그 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 동남아 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오는 2일 열릴 예정이라고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1일 밝혔다.
발라크뤼시난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미얀마 군사정부 대표단의 발언을 들을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는데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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