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사기' 조사에 28억원 후원한 공화당 큰손 "내 돈 돌려줘"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일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선거부정 때문이라며 이를 밝혀내겠다는 단체에 거액을 후원했던 공화당 큰손이 기부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레드 에셜먼(72)은 '대선사기'를 밝혀내겠다던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 '트루더보트'(True the Vote)에 250만달러(약 27억5천만원)를 기부했었다.
에셜먼은 여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처럼 "선거 다음 날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서 "디트로이트, 밀워키, 애틀랜타, 필라델피아에서는 이미 (선거가 조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정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찾을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라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주로 민간 건강보험사에 투자하는 벤처회사인 '에셜먼 벤처스'와 임상연구기관 'PPD'의 창립자인 에셜먼은 과거에도 자유시장 원칙을 옹호하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단체를 후원한 적이 있다.
납세 신고서를 보면 에셜먼에게 기부를 받기 전까지 트루더보트가 한 해 동안 받은 후원금은 180만달러(약 19억8천만원)를 넘긴 적이 없었다.
자금력을 갖춘 트루더보트는 계획대로 핵심 경합주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내부고발자를 찾아 선거 부정을 들춰내려고 했다.
그러나 트루더보트는 제기했던 선거소송 4건을 모두 취하했고, 선거사기를 밝히겠다던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에셜먼은 트루더보트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기부금을 반환하라고 요구했고, 트루더보트는 100만달러(약 11억원)까지는 돌려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에셜먼은 트루더보트가 기부금을 원래 약속한 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트루더보트 측은 에셜먼이 후원을 하면서 제시한 조건이 없으며, 기부금을 적절하게 사용했다며 맞서고 있다.
에셜먼은 아직 트루더보트 측으로부터 기부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는 "아직 대선에서 부정행위가 일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그게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인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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