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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이스라엘 전쟁 범죄 조사 가능성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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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이스라엘 전쟁 범죄 조사 가능성 열어
ICC "팔레스타인 국가적 지위 인정"…이스라엘·미국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요르단강 서안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지역 내 전쟁 범죄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ICC는 팔레스타인이 로마 규정에 부합하는 국가 지위를 갖고 있어 사법적 관할권 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5일(현지시간) 심의를 통해 판단했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ICC의 관할권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까지 확장된다고 AP는 전했다.
ICC 설립을 위해 국제연합 외교회의가 1998년 로마에서 채택한 로마규정(Rome Statute)은 ICC 재판 회부를 위한 관할권 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파투 벤수다 ICC 검사장은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타당한 근거가 있다"며 "전쟁범죄가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서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벤수다 검사장은 당시 공식적인 조사에 앞서 ICC에 팔레스타인 지역 중 관할권 범위에 대한 판결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ICC는 주권국가의 청원 문제를 다루는데, 팔레스타인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유혈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 가자지구 분리 장벽 근처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을 규탄하는 시위가 시작된 뒤 팔레스타인인 30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피살됐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살해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러왔다며 ICC의 조사를 요청해왔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는 "이것은 좋은 소식이며, 다음 단계는 이스라엘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라며 이날 ICC 결정을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ICC는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는 이란이나 시리아와 같은 잔인한 독재정권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면서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왜곡된 정의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우방 미국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ICC의 사법권 행사 시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팔레스타인은 주권 국가로서의 자격이 없으며 ICC를 포함한 국제기구나 회의에 국가로서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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