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교민들 "4일 도심 항의시위설…폭풍전야 긴장감"
"수치당 상징 빨간색 리본 급속 확산…냄비 두드리는 소리 온 양곤 시끄러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4일 도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미얀마 현지 교민들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대 상업 도시 양곤에 거주하는 김정희 미얀마비즈니스연구소(MBRI) 소장은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지 사정과 관련, "어제 오후부터 의료진 등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셀프 록다운', 즉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정부를 위해 일을 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퍼졌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또 "(쿠데타 발발) 72시간 이후에 어떤 식으로든 항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페이스북에서 급속히 확산했다"면서 "이 때문에 목요일(4일) 또는 금요일(5일)이 이번 상황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교민들이 단톡방 등에서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인들이 아웅산 수치 고문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상징색인 빨간 색으로 리본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게재하는 모습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수(55) 미얀마 한인회장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72시간 이후에 길거리에 나와서 항의 시위를 벌이자는 분위기가 있어 교민들도 관심을 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한인회가 대사관과 긴밀하게 연락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회장은 구금 중인 수치 고문이 거리로 나서지 말고 비폭력 항의로 쿠데타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전날 '냄비 두드리기' 항의에 이어 이날 오후 8시를 전후해서는 촛불을 켜고 미얀마 국가를 부르는 방식으로 쿠데타 반대 의사가 표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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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59) 재미얀마 한인회보 편집장은 현지 분위기를 "폭풍 전야"라고 묘사했다
이 편집장은 "현재는 양곤 시내가 아주 평온하고 고요하다"면서도 "어젯밤 8시부터 철로 된 통을 두드리라는 운동이 시작돼 온 양곤 시내가 시끄러웠는데, 여기에 쿠데타 72시간이 지나 항의 시위를 벌이자는 운동이 페북에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부와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빨간 리본 운동에 대해서도 "미얀마는 페이스북에서 시작해 페이스북으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많은 국민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데, 현재 매우 많은 국민이 빨간 리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걸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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