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트럼프가 테러조직 지정한 예멘반군 제재 보류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5일(현지시간)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제재를 보류했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후티와 관련된 모든 거래가 2월 26일까지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의 브래들리 스미스 부실장은 미국이 후티 반군과 관련된 자금을 차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티에 대한 제재 보류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재검토로 풀이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지난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예멘 반군 후티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것을 즉각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10일 미 국무부는 예멘 남부 아덴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과 관련해 후티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아덴 공항에 예멘 정부의 새 각료들이 탄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 포탄 3발이 떨어지면서 26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으며 예멘 정부는 후티를 테러 배후로 지목했다.
후티에 대한 테러조직 지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하루 전인 19일 발효됐다.
그러나 이 조치가 오랜 내전으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는 예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국제구호위원회(IRC) 최고책임자는 후티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완전한 외교적 반달리즘(공공기물 등에 대한 파괴행위)"이라며 "예멘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원조와 경제 교류 중단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지적했다.
유엔도 미국의 테러조직 지정으로 예멘 내전 당사자들의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예멘 인구의 약 70%가 후티의 통제 지역에 사는 만큼 미국의 새 제재가 이들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라비아반도 남서부 예멘에서는 2015년 내전이 본격적으로 발발한 뒤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이끄는 예멘 정부와 반군 후티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동맹군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면서 후티와 교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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