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승인 앞둔 모더나 백신…"화이자에 우위" 자평
코로나19 감염 완전 차단 주장…유통·보관도 용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가 17일(현지시간) 긴급 사용을 권고한 모더나의 백신은 앞서 승인된 화이자의 백신처럼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활용한 백신이다.
기존 백신은 약화한 바이러스나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얻었지만, 두 업체의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mRNA를 이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도 난제였지만, 극도로 불안정한 물질인 mRNA를 활용한 백신 제조는 전 세계 제약업계가 지금껏 이뤄내지 못한 과제였다.
그러나 하버드대학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벤처투자를 받아 2010년 설립한 모더나는 10년 만에 mRNA를 이용한 백신 제조에 성공했다.
특히 모더나는 같은 mRNA 방식의 백신이더라도 자신들의 백신이 화이자보다 효능이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화이자의 백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 질환을 포함해 증상이 나타나는 수준으로 감염이 진전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만 입증했다.
그에 비해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증상의 발현을 막아줄 뿐 아니라 아예 감염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하는 화이자 백신과는 달리 모더나는 4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해야 한다.
모더나의 백신은 두 번째 접종을 한 지 14일 이후부터 중증을 앓는 것을 막아주는 데 94.5%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과 보관도 모더나 백신이 용이하다는 평이다.
상온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mRNA를 이용한 백신은 제조 과정에서뿐 아니라 완성 이후에도 기존 백신보다 훨씬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해 유통이 쉽지 않았지만,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다는 게 모더나의 설명이다.
가격은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보다 비싸다.
지난 8월 모더나는 백신 가격을 1회 투여분 당 32∼37달러(약 3만5천∼4만1천원)로 책정됐다. 화이자 백신은 1회 투여분 당 19.50달러(약 2만1천원) 수준이다.
임상 과정에선 모더나 백신 접종 시 근육통과 두통 등 경미한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심각한 안전 우려가 제기될 수준은 아니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에게서도 접종 부위 통증, 피로, 오한, 발열 등 부작용이 관찰됐다.
모더나는 내년 1분기 전 세계에 백신 1억∼1억2천500만 회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미국으로는 8천500만∼1억 회분, 나머지는 다른 나라로 제공된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와 15억2천500만 달러(약 1조7천억 원) 규모의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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