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북 강경 방향 따를 것…실질적 진전 강조할 것"
미 국무부 아태 담당 차관보 지낸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에번스 리비어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대북 강경 방향을 따르면서 조용한 대화와 실질적 진전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 진행한 '미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도전 및 기회' 온라인 세미나에 연사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안보 팀이 역대 정부의 베테랑들로 구성될 것이고,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실무진도 포함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때 실무진은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임기 후반에 압박과 제재에 입각한 전략에 들어가도록 한 사람들"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현재 본인이 강경하다고 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대북 강경 방향을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과 준비되지 않은, 비생산적 정상회담은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핵 문제 진전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기보다는 조용한 대화와 실질적 진전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이 남긴 유산을 안고 시작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핵실험을 자제하는 한 핵 확장이나 중·단거리 미사일 실험은 외면했고,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한 것"이라며 "바이든은 이런 '불편한 업적'과 맞서 싸우고, 북한의 핵 확대를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초기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한 수사학적 표현을 누그러뜨리고, 조용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미 행정부가 자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고려하겠지만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을 북한에 알려야 하며, 북한 비핵화가 미국의 확고한 목표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북한이 핵 축소를 위한 명확하고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한다면 제재 완화를 포함해 중대한 조처를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한일관계와 관련해 "바이든의 기본 외교 원칙이 동맹의 강도에 따라 미국의 입장을 다르게 하겠다는 것인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고질적 적대감과 불신은 미국의 역량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 위협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일관계의 협력이 필요하고, 차기 행정부가 이런 점을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두고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다양한 협력 방법을 모색해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코로나19와 글로벌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는 것, 테러 방지 등이 잠재적인 협력 분야"라고 봤다.
그는 "바이든은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동맹국인 대한민국을 상대로 더 이상의 부당한 요구나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문제도 조기에 종결할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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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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