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장갑 공장 집단감염 3천명 넘어…"기숙사 환경 열악"
현지 정부, '탑 글로브' 기숙사 이동통제 연장하고 처벌키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세계 최대 장갑 회사인 말레이시아 탑 글로브 근로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3천400여명으로 늘었다.
2일 말레이메일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탑 글로브 근로자 5천805명을 검사한 결과 3천40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탑 글로브는 말레이시아에 41개 공장을 운영 중인데, 근로자 가운데 상당수가 네팔 등에서 건너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쿠알라룸푸르 외곽 클랑에 있는 탑 글로브 공장에서 지난달 중순 2천400명 이상 집단 감염이 확인되자 28개 공장의 단계적 폐쇄와 기숙사 이동 통제를 명령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국방부 장관은 "탑 글로브 근로자의 코로나 검사 양성 비율이 여전히 높기에 관련 기숙사의 이동통제를 이달 14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탑 글로브 근로자 가운데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도 14일 동안 자가격리하고 재검사 후 다시 업무에 투입하도록 정했다.
말레이시아 노동 당국은 탑 글로브의 열악한 기숙사 환경 등 노동 여건이 집단감염 원인으로 꼽히자 5개 주의 6개 공장을 조사했다.
조사 책임자는 "일부 숙소가 비좁은 데다 통풍이 잘되지 않고 휴식 공간과 주방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근로자 숙소가 질병 확산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가 노동력을 강제로 동원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당국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탑 글로브를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탑 글로브 측은 이달 말까지 근로자 기숙사 개선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1천472명 추가돼 누적 6만7천169명이고, 사망자는 3명 늘어나 누적 363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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