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수뇌부 이어 자문그룹 물갈이…키신저·올브라이트 면직
CNN "트럼프 임기말 또다른 숙청"…밀러 국방대행 "조만간 새 위원 지명"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국방부 수뇌부에 외교·안보 정책 수립을 조언하는 자문그룹인 국방정책위원회 인사들이 대거 면직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직후 마크 에스퍼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직을 교체한 데 이어 고위 자문단도 물갈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최근 국방정책위 일부 위원들을 면직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에 외교정책 전문가 및 국가안보기관 인사들에 대한 또 다른 숙청이라고 CNN이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면직된 위원에는 미 외교의 거두 헨리 키신저, 빌 클린턴 행정부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에릭 캔터 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게리 러프헤드,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출신 잭 크라우치도 포함됐다고 국방부 관리는 전했다.
국방정책위는 국방부 장관과 부장관에게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전직 고위 국가안보 관료로 구성된 외부 자문그룹이다.
한 국방부 관리는 "오랫동안 검토된 변화의 부분으로 일부 국방정책위원들이 면직됐다"며 "새 위원들에 대한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수십 년간 봉사해온 퇴임 위원들에게 감사한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새 위원 지명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밀러 대행은 전날 비공개로 바레인과 카타르 방문길에 올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을 비롯해 정보담당 차관,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장관 비서실장 등 국방부 고위직을 줄줄이 물갈이하고 그 자리를 자신에 대한 충성파 인사들로 채워 넣었다.
그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추가 감축을 발표했다.
CNN은 "이런 일련의 조치는 향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려하는 군과 민간 관리들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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