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우한 코로나19 '수입 냉동식품 발원론' 확산
해외 전문가들은 "근거 없다"…'중국의 책임 돌리기'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우한(武漢)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던 중국 전문가들이 최근 수입 냉동식품에 책임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6월 이후 중국에 들어온 브라질산 소고기, 독일산 족발, 사우디산 새우 등 냉동식품 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잇따라 확인됐다면서 지난해말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외국에서 왔을 수 있다는 추측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17일 보도했다.
화난수산시장은 애초 야생동물을 식재로 판매한 곳으로 잘 알려졌지만 신문은 이 시장에서 냉동 해산물과 육류도 팔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점을 근거로 베이징대 제1병원의 호흡기 전문가 왕광파(王廣發)는 우한의 코로나19가 수입 냉동식품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학 바이러스 연구소 교수는 "전에 바이러스를 추적할 때 중간숙주 동물을 찾으려 했지만 이제는 우한의 발병이 감염된 사람이나 오염된 식품에서 시작했는지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지난해 9월부터 퍼지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 최근 연구 결과를 부각하기도 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쭌여우(吳尊友)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냉동 해산물이나 육류를 통해 바이러스가 중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환자는 냉동해산물 구역에 집중돼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됐다는 사실이 우한이 바이러스가 발원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주장을 계속 펴고 있다.
우한대학의 양 교수는 "새 질병이 보고된 시간 순서는 인과 관계와는 상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의 호흡기 전문가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전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으며 발원지 추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수입 냉동식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제품 수입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지난 6월 베이징 농산물도매시장의 집단감염이나 최근 칭다오, 톈진의 감염도 냉동식품이 원인일 수 있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견해와는 배치된다.
WHO는 "식품이나 식품 포장지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진둥옌 홍콩대 교수는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지난달 칭다오(靑島)에서 일어난 코로나19 감염이 항만의 냉동수산물 하역 노동자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믿을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진 교수와 다른 전문가들은 우한의 코로나19가 수입 냉동식품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는 중국 내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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