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디왈리 축제 '소똥 등잔' 인기…중국산 불매운동 영향
아요디아시 올해 58만개 등잔 밝혀 기네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가 중국과 국경 갈등을 겪으면서 중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임에 따라 올해 '디왈리 축제'에서는 소똥으로 만든 등잔이 인기 제품으로 떠올랐다.
14일 타임스오브인디아, ANI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디왈리 축제에 앞서 소똥 등잔 수억 개가 제작, 판매됐다.
디왈리는 빛이 어둠을 이긴 것을 축하하는 힌두교 축제로 인도인들은 디왈리 때 더 많은 빛을 밝히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어 초나 램프에 불을 켜고,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뜨린다.
특히 간장 종지 크기의 등잔(diyas·디야스)에 기름을 붓고서 심지를 꽂아 불을 켠다.
그동안 인도에서는 디왈리를 앞두고 중국산 등잔이 많이 팔렸지만, 올해는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들이 "메이드인 차이나가 아니라, 환경에도 좋은 소똥 등잔을 쓰자"고 캠페인을 벌였다.
보통 등잔은 점토로 만들지만, 소똥 등잔은 소똥을 반죽해 등잔 틀에 찍어내 말린 뒤 굽는다.
소똥 등잔은 2∼20루피(약 30∼300원)에 재래시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도 유통됐다.
소똥 등잔을 구입한 소비자 시바니 랄은 "사람들이 웃기게 생각할 수 있지만, 소똥 등잔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는다"며 "중국이 인도와 신뢰를 깨버렸기 때문에 올해는 중국제품을 가능한 한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군과 중국군이 6월 15일 히말라야산맥 국경에서 유혈 충돌을 벌여 인도군 20여명이 사망하자 인도에서는 반중(反中) 정서가 심해지고 있다.
한편 전날 아요디아(아유타)시의 사라유 강둑에서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58만4천572개의 등잔에 불을 켜고 45분 동안 불이 타도록 해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40만9천개의 등잔에 불을 밝혀 기네스 기록을 수립했는데, 올해 등잔의 숫자를 더 늘린 것이다.
기네스 세계 기록 관계자들은 드론 카메라를 이용해 점등 과정을 지켜본 뒤 아요디아시가 속한 우타르프라데시주 당국에 기네스 기록 증명서를 수여했다.
인도인들이 디왈리 축제를 즐기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 우려도 나온다.
인도 환경 법원은 올해 디왈리 축제에서 뉴델리 등 대기오염이 증가하는 지역의 폭죽 사용을 금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대기오염까지 심해지면 국민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도인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시장에서 쇼핑하면 경제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다며 보건당국도 우려하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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