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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서 13주째 대선 불복 시위…경찰, 경고사격하며 진압
8월 대선 후 주말마다 가두시위…루카셴코, 6기 집권 지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3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1일(현지시간) 야권의 주말 저항 시위가 13주째 이어졌다.
인테르팍스·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자진 사퇴와 시위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대규모 가두행진이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는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이날 시내 동쪽 지하철역 '첼류스킨체프 공원' 인근에 집결해 독립 대로를 따라 시 외곽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경찰은 바로 다음 지하철역인 '모스콥스카야' 주변에서 시위대를 차단하고 참가자 체포에 나섰다. 경찰은 경고 사격을 하거나 고무탄을 발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스크시 경찰청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가두시위 차단을 위해 경찰이 공중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확인했다.
일부 언론은 보안요원들이 시위대 발 옆에 고무탄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는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산발적 시위를 계속했다.
이에 앞서 민스크 시내에는 중무장한 경찰과 군인들이 곳곳에 배치됐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시위대가 모이지 못하도록 일부 광장을 포위하고 몇몇 지하철 역사도 폐쇄했다.
당국은 또 시위 참가자들이 텔레그램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속하게 연락을 주고받거나 시위 진압 장면 등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수시로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기도 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대선에서 루카셴코와 경쟁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선거 뒤 신변 위협을 받고 이웃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9월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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