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긴장하고 있니…네이버·CJ 동맹에 유통업계 '촉각'
콘텐츠·쇼핑 결합 '아마존 프라임' 모델 등장 전망
배송 경쟁까지 더해지며 온라인 쇼핑시장 지각변동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권혜진 기자 = 네이버와 CJ그룹이 6천억원대 주식을 교환하며 문화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음에 따라 유통업계도 향후 이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일단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봐야 하겠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은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이용해 배송 경쟁력을 키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처럼 CJ의 콘텐츠와 네이버 멤버십을 결합하는 방식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A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27일 "일단은 지켜봐야 하지만 네이버 쇼핑과 이번 제휴가 관련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최근 네이버가 오토바이 배달업체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물류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물류를 쇼핑에 접목해 서비스할지는 지금 단계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네이버 사업모델이 주로 수수료를 취하는 방식인 점을 고려하면 물류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 오픈마켓 관계자는 "이번 제휴는 CJ대한통운이 국내 1위 택배사인 만큼 안정적 물류망을 확보해 네이버 쇼핑의 약점인 배송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 페이의 안전성·편의성에 배송 편의성까지 더해지면 고객 묶어놓기(록-인·Lock-in) 효과가 더 커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에 물류업체뿐 아니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등 콘텐츠 업체가 포함된 점을 두고 네이버 쇼핑 멤버십이 아마존 프라임 형태로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월 12.99달러나 연 119달러를 내고 가입하는 유료 회원제인 아마존 프라임은 2일 무료 배송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등 콘텐츠와 쇼핑을 결합한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9월 현재 1억2천600만명에 이른다.
이미 유료 회원제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도입한 네이버도 이번 제휴로 콘텐츠 제공을 강화하고 빠른 배송 등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네이버 쇼핑과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의 양대 강자인 쿠팡도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 진출 움직임을 보여 이런 추세가 가속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C쇼핑몰 관계자는 "업계 추세가 쇼핑뿐 아니라 미디어 콘텐츠까지 결합하는 추세"라면서 "그런 경향이 이번 제휴로 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송 부문에서 얼마나 시너지가 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시스템(물품 보관에서 포장, 배송, 재고 관리를 모두 하는 통합 물류 관리시스템)을 이용하면 쿠팡의 '로켓 배송' 같은 빠른 배송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네이버가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데 따르는 재고 관리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D 쇼핑몰 관계자는 "네이버의 새벽 배송 시장 진출도 가능하겠지만 재고 부담 등으로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떤 사업모델이 나오는지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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