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선불복 시위에 5만여명 참가…"한달반 가까이 지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불복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20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야권 시위는 지난달 9일 대선 이후 한 달 반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약 5만명의 시위대가 가두행진을 벌이며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과 재선거, 체포된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시내 북서쪽에 있는 대통령 관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면서 막아서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당국은 시내로 군인과 경찰 병력, 장갑차 등을 배치했고, 보안요원들은 시위대를 막아선 뒤 일부 참가자들을 끌어내 연행했다.
목격자들은 최소 수십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전날 시위에서도 43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민스크 시위는 통상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던 기존 주말 시위에 비해 참가자 수가 크게 줄었다. 일주일 전인 13일 시위에는 15만명 이상이 참가했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을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에 항의하는 야권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러나 선거가 공정했다면서 야권의 자진 사퇴와 재선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군사·경제 지원을 약속받은 뒤 야권에 대한 탄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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