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법원, 경찰관 셋 숨지게 한 형제에 사형선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법원이 시위 과정에 공안(경찰관) 세 명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두 명의 형제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15일 베트남뉴스통신(VNA)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법원은 전날 꽁, 쭉 형제에게 사형, 꽁의 아들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또 공범 26명에게 징역 1년 3개월에서 16년의 중형을 선고하는 등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를 엄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꽁 형제 등은 1월 9일 하노이시 외곽 미득현 동떰 마을에서 군 공항 건설 현장을 지키기 위해 진입하는 공안을 향해 휘발성 물질을 붓고 불을 붙여 세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군 공항 건설로 자신들의 땅이 강제수용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꽁 형제 등은 시위 현장에서 공안이 먼저 80대 아버지(낀)를 사살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격분했다고 주장했고, 공안은 낀이 수류탄을 손에 쥔 채 마을 주민에게 저항을 부추겨 사살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베트남 사법 시스템은 독립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당국은 이번 사건 피고인들을 엄벌해 국가 권위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경고를 보내려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에서는 시위도 드물지만, 시위로 인해 공안이 목숨을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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